소리쟁이가 흔한 풀인데 장에 좋고 변비에 좋다고 해서
들녘에 함초롬히 핀 녀석들한테서 이쁜 잎새들만 뽑아 왔다.
잘 씻어서 송송 썰어 그늘에 말려 가루로 빻아 울 막내 딸에게 보냈다.
어느덧 봄이 지나니 소리쟁이의 꽃대가 올라오고 꽃이 폈다
꽃대가 얼마나 멋진지 한껏 뽑아 올려 꽃이 대롱대롱 맺혀 있어 멋지다.
꽃대도 변비에 좋다고 해서 미안하지만 씨가 맺히기 전에 슬쩍 잘라 왔는데
뒤 돌아 보니 아프다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눈 딱 감고 모른척 했다.
그런데 며칠전에 제초기로 이장님이 풀을 깎으신다고
소리쟁이도 걍 싹뚝 싹뚝~~~
몽땅 다 잘라 버려서 소리쟁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 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왠 걸...^^*
땅 속에서 부터 예쁜 잎새들이 한껏 부푼 얼굴로 웃고 있다.
먼저번 보다도 더 연한 옷을 입고 부끄러운 듯이
움추린 그 모습이 참으로 어여뻐서
이제 다시는 너를 괴롭히지 않을께 하며 토닥 거렸더니..
"괜찮어! 염려 하지 마"
"오잉? 사정 없이 몽땅 쓸어갔는데 밉지 않니?"
"우린 다 쓸어가도 다시 피어 난단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응 우린 뿌리가 남아 있으니 다시 피어나는 거야."
"그럼 나무로 자라야 하는 거 아니니?"
"그럴 수는 없어 우린 씨를 맺으면 우리 할 일을 다 한거야"
^^*
소리쟁이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기 전에 잘라내면
다시 잎새를 내 놓고 꽃대를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 올린다.
그 꽃대를 또 잘라내도 다시 잎새를 보내고 꽃대들을 또 내 보낸다.
끝도 없는 인내로 잘라내도 또 다시 일어나 보란듯이 멋지게 선다.
씨앗을 맺을 때까지 절대로 넘어지지 않고 다시 일어 난다.ㅎ
그런데..
꽃대를 올리고 무사히 씨가 맺히게 되면
그 씨를 뿌려주고 자신은 할 일을 다 했다고 스르륵 시들어간다.
그 다음은 씨앗들이 스스로 자리 잡아야 한다.
씨앗들은 흩어져서 자기 할 몫을 해 내며 굳센 엄마 따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