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가님의 책상에 앉아서
그림책 연구회 5월 모임에서 박완서 작가님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시그림책 『시를 읽는다』를 함께 읽었다. 우리는 책을 읽고 “언제 시를 읽나요?”,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진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나만의 시간이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산이 좋아하는 다른 시들과 작가님의 소설들에 대해서도 대화가 이어졌다.
연구회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작가님에 대해 검색해 보다가, 알고리즘의 안내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박완서 작가님의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래는 4월 30일까지였으나 찾는 사람이 많아 6월 30일까지로 연장되었다는 소식에 곧바로 전시회에 가기로 결심했다.
졸업 후 모교를 자주 찾았으면서도 중앙도서관 방문은 졸업 이후 처음이라 무척 설레었다. 전시실에는 작가님의 책과 사진, 육필 편지는 물론, 생전에 사용하시던 서재와 책상까지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전쟁으로 입학 직후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아픔을 딛고, 다섯 아이를 키우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30대 후반에 등단하신 삶.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현역 작가로 치열하게 살다 가신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작가님의 유일한 손때가 묻은 책상에 앉아 작가님께 짧은 글을 남길 때는 감개가 무량했다.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서 시를 읽는다”라는 작가님의 글은 항상 깨어 있으려 노력하는 지식인의 일침 같아 내 정신도 번쩍 들게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고, 손녀를 돌보고, 정원에서 직접 가꾼 살구로 잼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셨다는 이야기를 보며, 나 또한 매 순간을 정말 열심히, 그리고 따뜻하게 살아가야겠다고 마음 깊이 다짐해보았다.
-『시를 읽는다』, 박완서 글, 이성표 그림, 작가정신, 2022
2026년 6월 1일(월)
독서교육공동체를 꿈꾸는 사회적기업!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평생회원 박여울
충북 노은중 교사, snu88zza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