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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수필]배움의 간절함이 피워낸 비밀의 숲 ​

작성자윤샘글샘|작성시간26.06.09|조회수0 목록 댓글 0

배움의 간절함이 피워낸 비밀의 숲

책 표지에는 네 명의 아이와 도서실그리고 한 마리의 호랑나비가 그려져 있다이 평화로운 풍경 뒤에는 기묘한 미스터리가 숨어 있다어느 날쇼타의 할머니(우메 여사)는 "도서실이 사라졌다"는 이해하기 힘든 말을 남긴 채 병원에 입원하신다치매의 전조일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아이들은 할머니의 잃어버린 약속을 찾아 나비가 이끄는 기묘한 모험에 뛰어든다이야기의 중심에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아이가 있다도서실에 관심 없던 유타와 쇼타당당한 성격의 아키그리고 도서실을 사랑하는 유이이들은 나비라는 신비로운 매개체를 따라가며 학교 도서실 지하에 숨겨진 비밀 공간을 발견한다그곳은 단순한 지하실이 아니라누군가의 간절한 추억이 고여 있는 시간의 저장소였다.

 

작품 속에서 아이들이 마주하는 서가에는 걸리버 여행기해저 2만리곰돌이 푸빨간 머리 앤》 같은 고전들이 가득하다일본 작가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익히 아는 제목들이 등장할 때마다 묘한 반가움과 함께 '시대를 초월하는 책의 가치'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수십 년 전 누군가가 손때 묻혀 읽었을 그 책들은 시간을 건너뛰어 오늘날의 아이들과 만나며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아이들이 찾아낸 진실은 뭉클하다그 공간은 과거 전쟁 이후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던 어른들을 위한 '야간 학교(야학)'였다오늘날의 아이들에게 학교는 때로 지루하고 의무적인 공간이지만우메 여사에게 학교는 "글을 모른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세상을 처음으로 마주한 근사한 곳"이었다그 당시 배움은 생존이고 축제였다.

 

"책 읽는 것을 배운 곳도 그곳이었어처음에는 그림책그리고 나서는 옛날이야기... 내가 모르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책이라는 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행복했어."

 

할머니의 이 고백은 공부를 '스트레스'로만 여기는 현대의 아이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공부는 지겨워.”, "스트레스!"를 연발하는 우리 시대의 아이들과 배움 자체가 행복이라 말하는 쇼타의 할머니그 간극 사이에서 독자는 배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결국 공부란 간절한 사람이 소중하게 여길 때 비로소 그 빛을 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하 도서실 벽에 적힌 "이곳은 우리의 소중한 장소언젠가 꼭 돌아올 거야"라는 문구는 할머니의 공책에도 똑같이 적혀 있었다수십 년 전함께 공부하던 친구와 맞잡았던 손의 온기그리고 그 약속이 나비라는 환상적인 장치를 통해 현재로 이어진다아마도 아이들을 지하 도서실로 이끈 그 나비는할머니와 함께 공부했던 그 시절 친구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공간은 사라져도 그곳에 머물던 진심과 문장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학교마다 도서실은 늘 그 자리에 있다하지만 그곳을 찾는 아이들은 정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 책 사라진 도서실은 우리 곁에 공기처럼 존재하는 배움의 공간들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눈물과 간절함으로 지켜져 왔는지를 일깨워준다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당연한 배움속에 숨겨진 '특별한 행복'을 조금이라도 발견하기를 바란다그리고 오늘 무심코 지나쳤던 학교 도서실의 문을 열어보는 작은 호기심이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 <사라진 도서실니시무라 유리 / 2026 / 북멘토

2026년 6월 2일 화요일 

독서로세계로미래로!

()전국독서새물결모임 연구원 이선경

대구미래교육연구원, gtsunl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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