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문을 열고
여러분 내면의 방은 어디에 있나요. 마음 속 깊은 곳일까요. 그 방의 존재를 알아채고는 있으신지요. 정용실 작가의『내면의 작은 방』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마치 오래된 집 안에 숨겨진 작은 문을 열어주는 듯합니다. 그 문을 지나면, 세상과 단절된 고요가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과 다시 이어지는 은밀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저자는 삼십 년 넘게 KBS 아나운서로 사는 동안 사람들과 소통하려 애썼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는 소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번아웃과 갱년기의 어둠 속에서 헤매다가 기억의 문을 열고 이 방을 발견했다네요. 타인에게는 늘 따뜻한 말을 건네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침묵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몸의 떨림과 감정의 파동, 기억의 잔향을 하나씩 꺼내어 다정히 어루만집니다.
책은 내면의 작은 방으로 통하는 세 가지 길을 안내합니다. 먼저 몸을 관찰하는 길입니다. 호흡의 리듬을 따라가며 긴장의 매듭을 풀어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만납니다. 이어 감정을 탐험하는 길입니다. 분노와 슬픔, 기쁨과 두려움이 얽힌 기억을 꺼내어 글로 쓰며, 낡은 이야기 위에 새로운 문장을 덧씁니다. 마지막으로 비로소 자기 이해의 길을 말합니다. 자기 자비 명상과 기억 복구를 통해, 성공이란 움켜쥠이 아니라 내려놓음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내면의 작은 방은 고립의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관계의 씨앗이 자라는 흙과 같아서 그곳에서 우리는 자신과 화해하고, 타인과 다시 연결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일러줍니다.
오늘 하루, 당신도 잠시 그 방에 들어가 보시길 권합니다. 호흡을 따라가며 마음의 결을 느끼고, 오래된 기억을 다정히 쓰다듬으며, 감정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순간을 가져보세요. 그 짧은 시간이 오늘 당신 내면의 작은 방을 한층 더 환하게 비춰주기를 바라며,
-『내면의 작은 방』, 정용실, 찌판사, 2026
2026년 6월 1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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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부 이강선
수필가, golilla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