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름, 완주
지난 2월, 우연히 박정민 배우를 만나 함께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는 개봉을 앞둔 영화를 홍보하고, 충주에 거주하시는 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해 드리기 위해 왔다고 했다. 어느 토크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배우의 아버님은 눈이 불편하셔서 걸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셨다. 그런 아버지를 살뜰히 챙기는 소박하고 친절한 배우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게 다가왔다.
『첫 여름, 완주』는 박정민 배우가 이끄는 출판사 ‘무제’에서 펴낸 책으로, '듣는 소설'을 표방한다. 눈이 불편하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기획된 이 작품은 오디오북으로 먼저 제작된 후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 독특하게도 일반 소설이 아닌 시나리오 형식으로 쓰여 있는데, 읽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 독자들이 이 소설을 들을 때 얼마나 생생하게 몰입할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우울증으로 갑자기 목소리를 잃고, 사기까지 당해 빈털터리가 된 성우 손열매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자신의 돈을 들고 잠적한 룸메이트 언니의 고향, ‘완주’로 무작정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활하며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을 통해 서서히 치유해 나간다. 잔잔하지만 판타지 같기도 하고 재미가 있어, 정말 순식간에 ‘완주’할 수 있었다.
아침마다 늦잠 자는 양미를 깨워 함께 학교 가자고 온 동네가 떠나가게 외치는 다정한 아이들이 있는 곳, 무슨 일이 있든 다 해결해줄 것 같은 어저귀씨가 사는 곳, 그 곳 ‘완주’에서 손열매가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은 것처럼,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다가오는 여름에 지치지 말고 몸도 마음도 시원하고 건강하게 보내기를 바래본다.
-『첫 여름, 완주』, 김금희, 무제, 2025
2026년 6월 15일(월)
독서교육공동체를 꿈꾸는 사회적기업!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평생회원 박여울
충북 노은중 교사, snu88zza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