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환의 우리말 바로 쓰기] [무르블] 다치면 마음도 아프다? |
| '무릎을'→ [무르플] O, [무르블] X '숲을'→ [수플] O, [수블] X 이 글에는 목표가 있다. 대한 민국의 미래인 어린이 독자들에게 우리말에도 표준 발음법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몇 가지 중요한 내용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현명한 독자들이 다들 눈치를 채고 있었겠지만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발음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아하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쳐도 돌아서는 순간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잘못된 발음 습관으로 돌아가 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나하나 입으로 소리를 내보고 입에 밸 때까지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오늘은 앞에서 무릎이 나온 김에 ‘ㅍ’ 얘기를 해 보자. ‘ㅍ’은 ‘프’하고 소리난다. 포도와 풀, 피리, 파리, 파랑, 퐁당퐁당, 피 하고 김새는 소리의 ‘ㅍ’이 모두 [프] 하는 소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 ‘ㅍ’이 받침자리에 가면 변화가 생긴다. 무릎은 [무릅]이 되고 앞은 [압], 짚은 [집]이 된다. 짚으로 집을 지을 수 있으니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잘 나가다가 옆길로 새면 안 된다. 앗! 옆길의 옆도 [엽]이 된다. 뿐만 아니라 숲도 [숩]이 되고 오지랖은 [오지랍]이 된다. 모두 ‘ㅂ’ 소리가 된다. 문제는 이렇게 변화한 ‘ㅂ’이 분수를 모르고 너무 설쳐댄다는 점이다. 연음법칙에 따라 ‘무릎을’은 [무르플]로, ‘숲을’은 [수플]로 ‘앞을’은 [아플]로 발음해야 하는데, [무르블], [수블], [아블]이라고 발음하는 이들이 많다. 거짓말 같으면 [아블] 보고 [여블] 둘러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앞을’을 [아블]이라고 하고 ‘옆을’을 [여블]이라고 발음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러면 지금 글쓴이는 뭔가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무릎과 숲과 오지랖 때문이다. 오지랖은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뜻하지만 관용적으로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이’를 가리켜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한다. 당연히 발음은 ‘[오지라피] 넓다’다 하지만 [오지라비] 넓다고 발음하는 이들이 훨씬 많다. 아름다운 [수플] 가꿔야 하는데 아름다운 [수블] 가꾸자고 하고, [무르블] 다쳤다고 하니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심지어는 축구 경기 중계를 하는 아나운서나 해설자에게서도 [무르플] 찾기는 어렵다. 이상하지 않은가? 앞을 보라는 [아플] 보라, 옆을 보라도 [여플] 보라고 하면서 왜 [오지라비] 넓어 [수비] 아름다워 [무르블] 다쳤다고 하는 걸까?([ ]안은 발음) /정재환(방송인ㆍ한글문화연대 부대표) 2007/12/13 소년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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