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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원] 육개장, 개장

작성자이환준|작성시간11.04.21|조회수50 목록 댓글 0

육개장, 개장

 

우리 한국 음식에는 ‘소탕(素湯)’, ‘어탕(魚湯)’, ‘육탕(肉湯)’을 가릴 것 없이 ‘탕’ 종류가 상당히 많다. ‘소탕’은 고기붙이를 전혀 넣지 않고 끓인 국이라면, ‘어탕’은 생선을 넣고 끓인 국이며, ‘육탕’은 고기를 넣고 끓인 국이다. ‘소탕’으로 가장 흔한 음식은 ‘두부탕’이며 ‘어탕’으로 가장 흔한 음식은 ‘추어탕’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육탕’으로 가장 흔한 음식은 ‘육개장’, ‘보신탕’, ‘갈비탕’, ‘닭곰탕’ 등일 것이다. 각양의 ‘육탕’이 모두 독특한 맛을 자랑하지만 맵고 얼큰하기로는 ‘육개장’이 제일이다. ‘육개장’의 맵고 얼큰한 맛은 살점에 배인 갖은 양념과 파, 고춧가루 등으로부터 나온다.

이 ‘육개장’이라는 단어는 일단 ‘육’과 ‘개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육’은 한자 ‘肉’이다. ‘개장’은 다시 ‘개[狗]’와 ‘장(醬)’으로 나뉘는데 ‘개고기를 끓인 국’을 뜻한다. 그렇다면, ‘육개장’이라는 단어의 표면적 의미는 아주 이상해진다. 그리고 개고기를 끓인 ‘개장’에 ‘육’을 붙였으니 굳이 ‘육’을 왜 붙였으며, 그 ‘육’이 무슨 고기인지 궁금하다.

이러한 궁금증은 ‘육개장’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는가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풀릴 것이다.

‘육개장’의 ‘개장’을 ‘개장국’이라고도 한다. ‘개장’에 ‘국’이 덧붙은 것이다. ‘개장국’은 ‘개장’이 ‘탕’임을 더욱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해 새롭게 만든 단어로 간주된다. ‘개장’ 또는 ‘개장국’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특히 삼복 때에는 몸을 보신하기 위하여 이 ‘개장’을 특별히 즐겼다고 하는데 그 습속은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다. 어느 짐승의 고기보다도 개고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기에 그 개고기를 이용한 탕을 많이 먹었을 것이며, 그러다 보니 ‘개장’의 ‘개’보다는 ‘장’ 즉 ‘탕’이라는 의미가 강조되어 ‘개장’이 ‘탕’의 대명사처럼 쓰인 것이 아닌가 한다. 그 결과 ‘개장’에 ‘탕’이라는 일반적 의미가 덤으로 부여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요즘에 그저 ‘보신탕’을 ‘탕’이라고 불러도 의미가 통하듯이, 예전에는 ‘탕’하면 ‘개장’을 뜻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장’이 ‘탕’이라는 보편적 의미를 띠게 되자, ‘개고기를 끓인 탕’을 뜻하기 위해 ‘보신탕’이나 ‘사철탕’ 등과 같은 또 다른 명칭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다른 ‘육탕’의 명칭이 ‘개장’이라는 단어를 근거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육개장’, ‘닭개장’이 바로 새롭게 만들어진 명칭이다. ‘육개장’이 ‘개고기’가 아닌 ‘소고기’를 이용하여 끓인 ‘육탕’임을 보이기 위해 새롭게 나타난 단어라면, ‘닭개장’은 ‘개고기’가 아닌 ‘닭고기’를 이용하여 끓인 ‘육탕’임을 보이기 위해 새롭게 나타난 단어이다. 원칙적으로 ‘육개장’은 ‘소탕(-湯)’이나 ‘우탕(牛湯)’, ‘닭개장’은 ‘닭탕(-湯)’이나 ‘계탕(鷄湯)’이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하나, 그렇다고 ‘개장’을 이용하여 새롭게 만든 ‘육개장’이나 ‘닭개장’이라는 단어를 버릴 수는 없다.

다만, ‘육개장’을 ‘육게장’이나 ‘육계장’으로, ‘닭개장’을 ‘닭계장’으로 잘못 쓰는 실수는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개장’, ‘육개장’, ‘닭개장’을 정확히 구별하여 써야 한다. ‘개장’은 ‘개고기를 끓인 탕’, ‘육개장’은 ‘소고기를 끓인 탕’, ‘닭개장’은 ‘닭고기를 끓인 탕’이다.

‘개고기를 끓인 탕’에 대해 ‘개장’이라는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면, 후에 나타난 ‘보신탕’, ‘사철탕’ 등과 같은 사이비 명칭들은 자연히 사라지지 않을까 한다.


출처 : 조항범(趙恒範) / 충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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