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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타]‘젖혀 두고라도’ ‘제쳐 두고’에 대해 알아보자

작성자이환준|작성시간12.02.20|조회수4,392 목록 댓글 0

‘젖혀 두고라도’ ‘제쳐 두고’에 대해 알아보자

 

“의료 민영화에 대한 논의는 젖혀 두고라도 대구경제자유구역이라 당장 약값이며 의료비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학계의 주장이다.” “찬호는 언제 올지도 모르니까 제쳐 두고 우리끼리 시작하자.”

앞서의 예문에 나오는 ‘젖혀 두고라도’ ‘제쳐 두고’에 대해 알아보자.

‘제치다’는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다, 경쟁 상대보다 우위에 서다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 선수는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 “그 꼬마는 경기에서 어른들을 제치며 우승했다.”로 쓰인다. ‘제치다’는 앞서의 뜻 외에도 일정한 대상이나 범위에서 빼다, 일을 미루다란 의미도 있는데 ‘제쳐 두다’는 ‘제치다+두다’의 꼴이다. “어떻게 나를 제쳐 두고 너희들끼리 놀러 갈 수 있니?” “그는 제집 일을 제쳐 두고 남의 집 일에 발 벗고 나선다.”로 활용하는데 ‘젖혀 두고’ 식으로 쓰면 잘못이다.

‘젖히다’는 ‘젖다’의 사동사이며 안쪽이 겉으로 나오게 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고개를 뒤로 젖히다.” “코트 자락을 젖히고 앉다.” “대문을 젖히고 들어서다.”로 쓰인다. 뒤젖히다, 밀어젖히다, 벗어젖히다 등으로 붙여 쓰이기도 하지만 ‘-어 젖히다’로 쓰이어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막힌 데 없이 해치움을 나타내는 말로 쓰일 때는 보조동사로서 “노래를 불러 젖히다.” “술을 마셔 젖히다.” “그는 크게 한 번 웃어 젖혔다.”로 띄어 쓴다. ‘젖히다’의 의미로 ‘제치다, 재치다, 저끼다, 젖치다, 제끼다, 재키다’를 쓰는 경우는 잘못이며 ‘젖히다’만 표준어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의 얼굴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모나리자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컴퓨터로 분석해 보니, 얼굴에 깃든 기쁨과 만족의 감정 83%에 두려움과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 17%가 섞여 있었다고 한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아름다운 것은 이렇게 그 얼굴 안에 기쁨과 만족, 두려움과 슬픔이 조화롭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모나리자 그림처럼 기쁨과 슬픔을 함께 품고 있어서가 아닐까. 주어진 삶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올 한 해도 아름다움을 간직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출처 : 매일신문(교정부장 sbh126@msne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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