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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늦깎이

작성자이환준|작성시간09.04.07|조회수58 목록 댓글 0

[우리말 바루기] 늦깎이

'늦깎이'는 원래 불교 용어였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승려가 된 사람'을 가리킨다. 반대말은

 '올깎이'이다. 나아가 '남보다 늦게 사리를 깨치는 일이나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한다.

'늦깎이'에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 어떤 일을 시작한 사람'의 뜻도 있다. “늦깎이로 문단에 등

단한 김씨는 등단한 지 10년 만에 첫 작품집을 냈다” “그녀는 학생들 사이에서 늦깎이 교수로

 불렸다” “10년 넘게 회사원으로 일하다 늦깎이로 시작한 연기생활이었던 만큼 그 길이 순탄치

 않았다”처럼 쓰인다.

이런 예문을 통해 '나이가 많이 들어서 시작한 어떤 일'이란 것이 상당히 오랫동안 그 일을 배

우거나 수련해야 어느 정도의 수준이나 경지에 오르는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어떤 일을 시작한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 데나 '늦깎이'를 갖다 붙여

서는 곤란하다. “마흔에 늦깎이 결혼” “서른 나이에 늦깎이 입대”처럼 사용하는 것은 어색하다는

말이다.

'결혼' '입대' 같은 일에는 '늦깎이'를 붙일 것이 아니라 그냥 '뒤늦은' '늦은 나이에' 또는 '늦게'

라고만 해도 충분하다. “늦깎이 인기몰이”는 “때늦은/뒤늦은 인기몰이”로 하면 된다. 그래야

'늦깎이'에 함축돼 있는 말맛이 사라지지 않게 될 것이다.

 

2009/04/0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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