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과 술(酒)의 미학
어떤 사람이 친구 네 명을
집으로 초대했다.
세 명이 먼저 도착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한 친구가 사정이 생겨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집주인이 전화를 끊으며 말했다.
“꼭 와야 할 친구가 못 온다네."
이 소리를 들은
친구 하나가 화를 내며
“그럼, 난 꼭 올 친구가 아니 잖아.”
라면서 자기 집으로 가 버렸다.
낙담한 집주인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나 원 참! 가지 말아야 할
사람이 가 버렸네.”
그러자 또 한 친구가
“그럼, 내가 가야 할 사람이란 말이야.”라며 현관문을 꽝 닫고 가 버렸다.
집주인이 너무 황당해서 소리쳤다.
“야 이 친구야. 너 보고 한 말이 아니야.”
혼자 남아 있던 친구가 이 말을 듣고
“그럼 나 보고 한 말이야?”라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초대한 사람이 모두 떠나고
집에는 주인 혼자만 덩그러니 남았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여러가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옳고 좋은 얘기라도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은 일단 입 밖으로 나오면
주워 담을 수 없다.
글과는 달리 수정이 불가능하다.
말씀 언(言)은
‘돼지해머리(亠)’와 ‘둘(二)' 및
'입(口)'으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로 두 번 생각해서 입을
열어야 한다"는 뜻이다.
말과 술은
숙성기간을 거쳐야 한다.
숙성되지 않은 술은
몸을 상하게 하고,
생각없이 내뱉은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 옮겨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