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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면 소식

문자 쓰기를 좋아하는 사내

작성자松谷(송곡)|작성시간17.01.24|조회수53 목록 댓글 0

효자면민 여러분. 날씨가 많이 추워졌지요? 이런 날씨일수록 바깥 출입 보다는 따뜻한 집안에서 건강 관리 잘 하시고 심심풀이 옛날 이야기 한 편 읽으며 망중한을 즐기세요. 굿럭~


             - 松 谷(송곡) -


옛날에... 

자신의 유식함을 보이기 위해 말이란 말은 모두 문자로 쓰기를 좋아하는 사나이가 있었다.

어느날 처가를 방문 했는데 하필이면 그날 저녁 산에서 커다란 호랑이가 내려와 장인을 덥석 물어갔다.

놀란 처남이 횃불과 몽둥이를 들고 호랑이를 뒤쫓아 가면서 그 유식한 매부더러 말하길, 

동네 사람들을 모두 깨워서 연장들을 챙겨서 빨리 따라오라고 소리치자. 

이 사내, 위급한 상황에서 동네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 큰 소리로 외치는데.....

 

遠山之虎(원산지호)가 自近山來(자근산래)하여, 吾之丈人(오지장인)을 捉去也(착거야)하니,

有銃者(유총자)는 持銃來(지총래)하고, 有槍者(유창자)는 持槍來(지창래)하되,

無銃無槍者(무총무창자)는 皆持蒙同(개지몽동), 速速來(속속래)하라, 速速來(속속래)하라!!

 

해석을 해보면.....

먼산의 호랑이가 가까운 산으로부터 와서 나의 장인을 잡아 갔으니, 총이 있는 사람은 총을 가지고 오고,

창이 있는 사람은 창을 들고 오되, 총도 창도 없는 사람은 모두 몽둥이를 들고 빨리 빨리들 오라, 빨리 빨리들 오라!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동네 사람들은 술 취한 놈이 시끄럽게 외치고 다닌다고 생각 할 수 밖에...

 

간신히 아버지의 시신 수습한 아들이 너무 매정한 동네 사람들의 행동을 원망하다 참을 수 없는 울분에 원님에게 고소를 했다. 원님이 동네 사람들의 매정함을 호되게 꾸짓으며 문초를 하니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라. 

간밤에 웬놈이 빽빽 소리를 지르고 다닙디다마는 그런 사정인 줄이야 전혀 몰랐지요. 

원인을 알게된 원님이 화를 불같이 내며 문자를 쓴 사내의 엉덩이에 곤장을 치는데,


이 사내,한다는 소리가...... 

伐南山地松木(벌남산지송목)하야  吾之肥臀(오지비둔)을 亂打也(난타야)하니  哀也臀(애야둔)이야.


해석을 하면....

남산의 소나무를 베어 나의 살진 볼기를 마구 때리니 아이고 볼기야 !

 

옥에 가둔 며칠 후 원님이 다짐이나 받고는 놓아주려고 끌어내다 꿇려 놓고 엄하게 묻는다. 

네 이놈! 다시 또 '문자' 쓰겠는가? 예! 此後(차후)론 更不用文字(갱불용문자) 하오리다. 

또다시 '문자'로 대답했으니 어찌 무사할 수가 있으랴!. 결국엔 멀리 귀양을 가게 되었는데...

언제나 풀려날지 기약 없는 먼 귀양길, 그래도 조카 라고 안쓰러운 마음에 외삼촌이 떡을해 짊어지고 전송을 왔다.

 

아이구,이놈아! 어쩌자고 문자는 써가지고...고생이 되더라도 제발 문자좀 그만 쓰고 배고플 때 이 떡으로 요기라도 하거라.

 

그런데 이 분, 외삼촌이 애꾸눈이다. 둘이 끌어 안고 엉엉 울다가 이 사내가 또 한 마디.... 

兩人(양인)이 相抱泣(상포읍)하니 淚三行(누삼행)이라.

두 사람이 서로 끌어안고 우니 눈물이 세 줄기라.

 

외삼촌이 그 말을 듣고 한다는 말이...

예끼! 망할 자식, 그냥 뒈져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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