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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보면 소식

탈북20년차 모씨의 북한 인권폭로

작성자성인봉 (지보)|작성시간24.01.24|조회수45 목록 댓글 0

평양과 서울 살이의 차이점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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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양에서 20년을 넘게 내 집이라는 것을 갖고 살았다. 서울에서도 정부가 준 집에서 20년을 살아 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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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남과 북 가정집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참기 힘들었던 문제 몇 가지를 써 본다.그렇다고 해서 집의 평수나 집의 구조를 말하자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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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서울의 내 집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신성불가침 구역이다.한국에서는 범죄자의 집이라도 법적인 영장이 없으면 수색은 물론 집안에 일절 들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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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양의 내 집은 나 개인의 것이 아니었다. 국가의 주인인 수령의 집이었다. 나에게 집에 관한 권리는 전혀 없었다. 나는 오직 그 집에서 잠만 잘 수 있는 수령의 하인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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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씨 가문은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야밤에 트럭을 들이대고 잠자는 사람들을 짐짝처럼 트럭에 실어서 정치범수용소나 심심산골로 추방하기를 마음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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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래서 집집마다 집주인인 김씨 가문의 초상화를 무조건 모셔야 한다.그러고는 초상화를 청소하는 걸레만 보관하는‘정성함’을 잘 만들어 놓고 매일 아침 초상화 청소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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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반장과 동사무소에서 수시로 초상화 검열을 한다.먼지가 조금만 있어도 충성심이 없다고 한다.그들에게 잘못 걸리면 해마다 진행되는 지방 추방1호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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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보는 집은 신문 보관함을 고급지게 만들어 놓고 김일성 가문의 초상화가 실린 신문은 그 함에 정중히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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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옆에 있는 집들에서는 김씨 가문이 지나가는1호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집 열쇠를 인민반장에게 무조건 바치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외딴곳으로 피난 가야 한다.인민반장과 보위원은 집집마다 스나이퍼라도 숨었는가를 확인하고 창문을 걸어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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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 불행하게도 장애인이 있으면 수령님 권위를 손상한다며 지방으로 쫓아낸다.정신이 이상한 장애인은 영원히 다시 찾지 않겠다는 문서에 부모가 사인하게 하고 어떤 실험실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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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나 평소에도 심야에 경찰이 들이닥쳐서 집집마다 숙박 검열을 한다.잠자던 사람들을 깨워서 등록된 가족의 명단과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고 옷장과 베란다까지 수색한다.지방에서 가족이나 친척이 왔는데 분주소에 숙박 신고를 하지 않으면 참 시끄러운 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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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의 사상을 지킨다며 집집마다 도서검열대가 불시에 들이닥치곤 한다.명색은 숙청된 반동들의 사진이나 이름을 검열한다지만 사실은 다른 나라의 출판물이나 불온서적에 대한 상시 검열이다.잘못 걸리면 평양살이는 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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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TV나 라디오는 오직 평양채널만 보고 듣도록 채널조절기를 납땜으로 몽땅 고정시켜 놓는다.혹시 고정했던 채널 조절기를 뜯었는지에 대한 검열도 심심하면 들이닥쳐서 하는데,어디서 온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남의 재산을 마구 뜯어 보고 안하무인이다.기분이 더럽지만 참아야 한다.불만을 토로하면 지방 추방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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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와 손님이 자주 오고 술자리가 잦은 집, 간부들의 집과 외국에 출장 다니는 집은 보위부와 안전부의 스파이들이 집중 감시를 하며 전화는 무조건 도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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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도로는 인민반별로 담당 구간이 있다.명절과 행사 때마다 도로의 경계석들을 물걸레로 깨끗이 닦곤 하는데 고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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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눈이 오면 밤새껏 수령님이 다니실 도로의 눈을 치우고 다져진 눈도 모두 파내야 한다.도로의 눈을 치우던 주민이 차에 치여 죽는 일도 가끔 있다.다른 나라들처럼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건 꿈도 못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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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파트 앞,뒷마당을 청소하고 눈이 오면 눈을 치워야 한다.아파트 쓰레기장 치우는 사업도 국가가 못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모은 돈과 술·담배로 트럭과 인력을 구해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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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민군대 지원· 철도 지원· 백두산 건설 지원· 발전소 건설 지원 등 국가가 해야 할 사업을 모두 가정집에 부담시킨다.그 명목으로 돈·쌀·담배·칫솔·치약·수건·장갑·청소용 걸레까지 걷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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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같으면 그까짓 거 몇 푼 하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은 그 자체가 모두 부족한 데다 끊이지 않고 계속 내라고 하니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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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있는 집은 학교에서 가져오라고 하는 고철·파지·땔감·돈·토끼 가죽·각종 청소도구 등이 부모들의 등골을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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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상에 북한만큼 개인 가정집이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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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북한만큼 국가가 가정 집에 부당하고 과도한 세금 외의 부담을 안기는 나라도 없다.그래서 우리 탈북인들은 북한을 21세기의 최고 노예국가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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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대한민국의 일부 사람들이 어째서 북한을 동경하고 독재자를 받들어 모시는 건지 나의 한국살이 20년 동안 풀 수 없는 의문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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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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