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지른 언덕 위에 세 개의 탑이 우뚝 솟아 링컨셔 평야 너머 몇 킬로미터 밖에서도 보이는 링컨 대성당은, 공사는 1070년대에 시작하였지만 12세기와 13세기에 연이은 재건을 통해 비로소 지금의 모습이 형성되었다. 1230년대에 완성된 네이브에서 내려다보는 전경—귀족적임, 우아함, 고요함을 모두 한데 어우른 위풍당당한 아치들의 도열—은 영국 대성당 건축을 통틀어 가장 웅장한 것이다. 링컨 대성당의 건축 양식은 보통 '초기 영국 양식'이라 불리는 고딕 스타일인데, 같은 시기의 프랑스 대성당들과 비교했을 때 극적인 수직 요소를 피한 분할이 눈에 띈다. 건물의 길이도 전형적인 영국식이라 할 수 있는데, 튀어나온 융기 리브로 인해 보는 이의 시선을 끝없이 동쪽으로 이끈다.
1190년대 링컨의 성 휴에 의해 재건되어 성인의 이름을 딴 합창대석은 비록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재기가 넘쳤던 건축가의 작품으로, 소위 '크레이지 볼트'—유럽 건축에서 순전히 장식적인 목적으로만 리브를 사용한 기념비적인 장치—이다. 성당의 동쪽은 개축과 증축을 거쳐 1280년에 완공되었으며 성 휴의 성유물을 보관한 방도 있다. 여기야말로 성당에서 가장 호화로운 부분으로 각종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특히 갤러리 아치 위의 정교한 천사 조각을 따라 '천사 합창대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더욱 화려한 것은 1330년대에 만든 합창대 스크린이다. 여기에 세 개의 탑이 더해졌는데, 세 개 모두 한때는 첨탑이었다. 특히 중앙탑의 첨탑은 중세에서 가장 높은 첨탑 중 하나였는데 1548년 부러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