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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 암소잡은 요량하소. 나그네가 소 불알 썰어서 술안주로 먹고 돈 안내니 ..

작성자성인봉 (지보)|작성시간24.05.09|조회수22 목록 댓글 0

암소 잡은 요량 하소•••!

1980년도에 입적(入寂)하신 경봉(鏡峰) 대선사가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마음을 비우라는 말씀이시다. 때는 조선시대 말쯤이다.
어느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점심때가 되어서 주막에 들르게 되었다.

거기서 대들보에 소의 불알을 삶아서 달아 놓은 것을 보고 주모에게 썰어 달라고 하여 술안주 삼아 배불리 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값을 치를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급기야 험상궂은 주인 남자까지 뛰쳐나와 삶은 소불알과 술값 내놓으라고 난리가 났다.

이 나그네의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지경이 벌어졌던 것이다.
근데 참 이 나그네 태연히 하는 말씀 좀 들어보소.
“주모, 암소 잡은 요량 하소. 암소 잡은 요량...”

애당초 암소를 잡았으니 소불알이 어디 있겠으며, 그래서 어디 내가 암소 불알 삶은 것을 먹었다는 사실이 있겠느냐라고 완전 똥배짱을 부렸던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뒤집어진 남편이 행동을 착수하려고 하는 찰나에 나그네가 자기 신분을 밝혔다.

“나 정만서요.”
참 그 시대에는 이 정만서라는 사람이 조선 천지에 꽤나 유명했던 모양이다. 바로 “천하의 잡놈 정만서”였던 것이다.
이 말에 그 험악한 주막 주인 남편도 돈 받을 생각을 아예 포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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