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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민소식

내고향 경진강 즉흥시 하나, 계절이 바뀌니 태어난 센티

작성자엘씨드|작성시간20.10.31|조회수123 목록 댓글 0

내고향 경진강

 

거리의 시인 일 소

 

어머니 품을 넘어 고개를

낯 설은 길 언덕 넘어 팽나무

무척 늙어 보이는 모습이 나를 이끈다

 

언덕서 한참을 내려가면 경진강 나루

모든 것이 새로웠다.

큰 강이 새롭고

나룻 터도 새롭다

 

강을 건넌다는 것도 신기한 일

배라는 것에 올랐다

바닥에는 물이 고였다

 

한참 있다니 뱃사공이 나왔다

바싹 마른 나이 든 사람

무둑뚝하다, 어쩐지 무섭지 않다

 

강 건너 다니니 계절이 바뀌었다

외나무 풀섶다리 아찔 아찔

다리 지나는데 머리가 아른 거린다

강물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학교를 가고

추석이 되니 싸늘한 강물

살얼음이 둥둥 떠내려 온다

 

종아리를 할퀴며 얼음 물을 건너니

며칠 못 가서 종아리에 피가 맺혀

교복 바지가 피에 엉겨 붉게 빛난다

 

밤에는 종아리가 아려 잠을 못 자니

어머니는 어디서 구했는지 구리스 한통

그것도 값싼 저급이라 약간의 효과뿐

 

그래서 피곤한 몸으로 학교를 가면

잠이 먼저 엄습을 하여

선생님에게 매를 맞는다

 

무엇을 공부했는지 모른다

낙제 성적을 받으니 아버지는 실망

농사를 짓게 하겠다고 학교를 찾았다

 

지금은 그 강이 풀섬이 되어

그 금모래는 온데 간 데 없고

잡초 섬으로 흉측하다

 

추석이 지나고 살얼음 낄 때가 되니

갑자기 그날이 생각난다

그러나 그때부터 인생은 고행이란 것을 알았다

 

이제는 모든 색깔의 구름을 다 구경하여서

세상은 그런 거지 생각하며

노후의 나날을 의문으로 정리하며

 

마지막 건강을 살펴본다

그리고 덜 익은 머리를 살펴본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참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며.

 

2020. 10. 30. 오후 7시 즉석 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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