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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회 게시판

시인의 재치와 반전효과

작성자현광수|작성시간21.01.21|조회수146 목록 댓글 3

朴木月(박목월) 시인의 시 山桃花(산도화)를 봅니다. 

산도화

1

산은 九江山 / 보랏빛 石山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2

봄 눈 녹아흐르는 / 옥 같은 물에

3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4

이 시에 평론가들도 당연히 4수를 최고로 봅니다. 1, 2, 3수는 다른 시인들도 쓸 수있는 글입니다.

암사슴은 정신세계가 어머니처럼 평온하고 희생적이며, 선하고 평화로움을 기원하는 대상입니다.

바로 작가 스스로의 정신세계가 다시 한 번 구태를 벗고 깨끗해지기를 바라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것도 봄 눈이 녹아흐르는 옥같은 물, 그런 것을 대하며 시인 자신이 다시 깨끗하게 되기 위하여!

참으로 시인은 기막힌 삶의 반전을 염원하는 자세로 아름다운 시를 창작해냅니다.

 

약 950년 전 소동파가 쓴 시, 和秦太虛梅花(화진태허매화), "진태허의 매화 시에 답하다." 입니다.

- 중략

1. 多情立馬待黃昏(다정입마대황혼) 다정이 더해 말을 세우고 황혼을 기다리는데

2. 殘雪消遲月出早(잔설소지월출조) 쌓인 눈은 더디 녹는데 달은 일찍 뜨는구나!

3. 江頭千林春欲闇(강두천림춘욕암) 강머리 숲은 은연 중 봄을 기다리는데

4. 竹外一枝斜更好(죽외일지사갱호) 대숲 밖 한 가지는 비스듬해서 더욱 좋구나!

-이하 생략

 

긴 시인데 위 아래를 생략하였지만, 위의 내용에서도 당연히 4수가 으뜸입니다.

대나무는 곧게 위로 자라지 눕는 법이 없지요. 하여 예부터 꼿꼿한 선비의 기상이라 하였습니다.

땅 속에서 돋아나는 죽순마저도 돋아 오르는 기상이 청운의 꿈을 품은 아이와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반전이 있습니다. 키 큰 대나무 대신에 비슴듬히 누운 대나무를 예찬한 것입니다.

시인의 자세와 창작세계도 하나같이 같은 방향이라면 명시가 나올 수 없을 테지요. 모든 것이 다

무슨 연유가 있겠고, 피치 못할 사연이 숨어있겠지만 그 쓰임새는 필경 귀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시를 읽으며 시인이 의도하는 반전의 세계, 재치와 발상에 감동하며 의도한 세계를 생각해봅니다.

평범한 것과 조금 다르다고해서 비판하고 평가를 절하해서는 안 되겠다는 교훈이 숨어 있습니다

사람도 한결같은 기준속에서도 별난 인물이 있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그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진태화란 자는 소동파가 서주태수일 때 추천해 벼슬에 올랐다 동파가 유배 시 좌천되었다합니다.

코로나로 힘든 이 시기에 맑고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다함께 여전한 건강을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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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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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현광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21 16개월 정인이가 양부모에게 학대받아 숨진 사건이 가슴아픕니다.
    우리사회의 이런 현상은 동물의 세계에서 약자가 淘汰(도태)됨과 같을까요?
    차마 동물의 세계보다도 더한 현상 같습니다.
    해서 우리는 시인의 아름다운 마음을 찾고자 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 작성자늘푸른 권숙희 | 작성시간 21.01.21 시는 쓰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시인의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작성자현광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25 더 밝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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