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세 권

작성자muse|작성시간26.06.06|조회수40 목록 댓글 2

생일인 아이들에게 주려고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다섯 권을 샀다. <우리 아빠>는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책이다. 아이에게 아빠가 얼마나 안전한 울타리이며 능력자이자 대단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갑자기 삐딱한 레이더가 작동한다. 아빠를 너무 영웅으로 그려놓은 거 아닌가 싶어서 약간 불편해진다. 곧 반성하고 생각을 달리한다. 아빠란 존재가 자신의 영웅이기를 바라는 아이의 마음을 그린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전히 마음이 삐딱해진다. 아빠가 없는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싶다. 아빠가 없는 아이들은 이 책을 보지 않아야 하나. 아니면 그 아이들은 이런 아빠가 되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보는 걸까.

 

동물원에 사는 고릴라(앤서니 브라운 하면 역시 고릴라지)와 친구가 된 예쁜 고양이의 이야기를 그린 <우리는 친구>는 첫 느낌은 별로였다. 너무 도덕적이고 교훈적이라는 느낌이 강해서였다. 고릴라가 영화 <킹콩>을 보는 장면이 앤서니 브라운 식의 유머여서 재미있고 그 영화를 보다가 급발진한 고릴라의 행동도 우스웠는데, 다음의 과정과 결말이 나를 설득하기에는 약간 미흡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어떻게 결말을 낼 것인가 생각하면 딱히 대안이 없는데, 애초 작가가 왜 이런 서사를 구성했는지 고민했더니 오히려 기분이 나아졌다. 그렇긴 했지만, <우리는 친구>, 이 작품은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은 앤서니 브라운의 작은 자서전 같은 책이었고, 자신을 그림의 세계로 이끈 엄마에 대한 헌사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커서 뭐가 될지 몰랐던 어떤 소년이 어머니의 생신에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첫 장에 나온다. 어머니는 색다른 곳으로 외출하고 싶어하는데 바로 그곳에서 소년은 평생의 업을 발견하게 된다. 소년과 어머니 말고도 형과 아빠가 나온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착하고 다정한 아빠와 형이다. 소년이 그림을 업으로 삼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었겠으나, 그 소년의 그림에 가득 찬 유머는 아빠의 영향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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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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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호미 | 작성시간 26.06.07 뮤즈님이 "순수-->경험-->더 높은 순수"의 상태로 진화하시나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mus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7 그런 걸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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