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승리>가 준 충격은 크게 두 가지다. 첫 째는 전원이 아닌 도시의 승리라며 도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는 것이고, 둘 째는 책 표지에 적혀 있는 글귀('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게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로 대변되는 역발상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이 도시를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하지,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에 걸쳐 도시가 인간을 풍요롭게 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도시엔 사람이 많이 모여 살기 때문에 서로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그로 인해 발전한다는 근거를 든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셰익스피어와 말로, 20세기의 여러 영국의 배우들까지 지식의 공유 덕분에 서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선 동의한다.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1장에서 언급한 바그다드의 '지혜의 집' 학자들이 많은 세계의 책들을 번역하여 지성의 힘을 얻었듯, 번역할 필요도 없이 도시 안에 가까이 위치했던 학자들은 분명히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해 발전했을 것이다. 책의 추천독자 1순위로 도시개발 쪽의 공무원들을 많이 뽑던데, 난 번역가 등 학자들을 추천하고 싶다. 아주 유명한 책조차 번역 안된 것이 수두룩한 우리나라에 비해, 바로 옆나라 일본은 번역(지식)의 힘을 알고 우리나라의 연구 성과들이 나오는 족족 번역하여 자기것으로 만들고 있고 지금도 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중에 조금이라도 번역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이다.
그 지식을 얻는 차원에서, <도시의 승리>는 번역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여러 주장들을 견고한 통계 자료 등을 통해서 얘기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지식을 많이 얻을 수가 있었다.
<도시의 승리>를 읽은 후에는 도시가 사람을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단 생각에는 동의하게 되었고 일반적인 생각을 그대로 수용하지 말고 비판적이고 역발상적인 생각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가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생각에는 갸우뚱하다. 도시에 성공의 기회가 더 많고 가까이 위치한 레스토랑, 재미 있는 연극이 존재한다고 해서 사람이 더 행복해진다는 생각은 조금은 주관적인 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