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소파에 무심코 앉아 있었는데, 돈 빌리러 왔다가 허탕치고 가는 사람의 눈빛을 보았다.
잠시 후엔 그 뒷모습을 보았다.
말일은 어제였고 오늘은 6월의 첫날인데 저 사람은 이제 이 한 달을 어찌 버틸까.
올해를 어찌 버틸까.
내년은...
나머지 생애는...
거절 당하는 사람의 눈빛은 다 닮았다.
뒷모습도 닮았다.
나는 거절 당하는 게 무서워서 언제나
아무런 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인 척 하느라 매우 야위었었다.
모든 문턱 앞에서 뒤돌아섰고, 한 번 닫힌 문을 두드리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내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점점 더 좁아졌다.
좁은 길을 지나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
나는 나의 야윈 몸을 어루만지며 그렇게 속삭여 주었다.
그럴 때마다 배가 고팠다.
너처럼 가난한 아이를 왜 우리 딸이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대학교 때 사귀던 여자의 엄마는 나를 대할 때마다 쉽고도 편하게 경멸했다.
그 여자의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결국 그 집의 문이 닫혀 버렸을 때
나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단 한 번 매달렸던 적이 있다.
어머니, 전화 한 번만 바꿔 주세요~
그러자 그 엄마는 말했다.
너처럼 가난한 아이가 왜 자꾸 우리 딸을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은행 소파에 함부로 무심코 앉을 일이 아니다.
허탕치고 돌아서는 사람의 눈빛에 내가 어른거리고,
허탕치고 돌아서는 사람의 뒷모습에 내가 업혀 있다.
거절을 들킨 생애가 주춤주춤 회전문을 빠져나간다.
아아, ᆢ.
~ 페북 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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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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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리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9
돈 때문에 결혼도 제대로 못한다.
한 때 은행 문턱이 만리장성보다 더 높은 경우가 있었다.
돈 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해서
돈을 무진장 벌 수 있는 정경유착에 의해
힘있는 기업들이 대출 받아서 떼돈을 벌어
지금의 재벌이 된 곳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대출을 해 주도록 하고 돈을 받았다.
하물며 5.6공 때는 대통령도 돈을 무진장 받아
퇴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기도 했다.
정경유착의 돈을 빌려 준 은행원들은
형사책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자본시장에서 은행은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너무 복잡한 유착관계 더 이상 모르고 있다.
앞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자본의 흐름으로
사람의 혈액 공급 같이 흘러
번성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