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이 계시니….
이탈리아 출신 사제인 ‘성 돈 보스코’라는 성인이 계십니다.
성인은 살레시오 수도회를 창립한 분이신데 그분은 늘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너를 보고 계신다.”
이 말은 2가지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숨어 계신 하느님께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계시니 늘 조심하여라!’
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 말은 ‘어느 누가 나를 보고 있으면
자기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라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작은 정성과 마음 하나하나까지도
절대로 잊지 않으신다.’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닌 것 같은 자선과 기도, 그리고 단식이지만,
그 마음 하나하나를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기억하신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린아이가 아픈 멍든 자리를 엄마에게 보여주듯, 저희를 항상
지켜보고 계시고 격려해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의탁하며 살아간다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늘 넘쳐날 것입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숨겨두고,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고, 단식할 때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저희가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은밀한 사람들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자선을 베풀고 기도하며 단식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하느님을 믿고 흠숭하는 신자들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 앞에서
보이지 않게 자선을 베풀고 기도하며 단식하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말씀을 통해 저희는 늘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하느님 자녀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희의 삶에 기쁨과 만족은 선한 일을 숨어보시는 하느님께 있으니,
보이지 않는 자선을 베풀며 기도하고, 단식을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받으시고
다 갚아 주시는 것을 믿습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시골 본당에서 사목하면 이런 소소한 행복이 있습니다.
“가끔 사제관 문고리에 검정 비닐봉지가 걸려 있는데, 그 안에는
상추, 고추, 가지, 토마토, 참기름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1주일 1번 꼭 검정 비닐봉지에는 오리 알 10개가 들어있습니다.
누가 오리 알을 갖다 놓았는지 “누구실까?” 궁금해졌습니다.
‘감사하다.’라는 인사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날도 오전 10시 미사가 있어서 9시에 마당에서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말따(마르타) 할머니가 한 손에는 지팡이를, 또 다른 한 손에는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오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깐 피해서 보니, 할머니가 사제관 문고리에 검정 비닐봉지를 걸어놓고
성당으로 들어가십니다.
미사 후에 제가 ‘할머니,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말따 할머니는 아들이 오리를 키우는데 ‘신부님 생각이 나서요.’
라고 하시면서 서둘러 성당에서 내려가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론 오리 알이 안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달이 지나서 할머니에게 오리 알을 맡겨놓은 것처럼 물었습니다.
‘말따 할머니, 요즘은 왜 오리 알을 안 주세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이제 신부님이 알아버렸으니 그만둘래요.
어휴, 작은 일을 했는데 신부님께 칭찬을 받으니 부끄럽소.’”
그때 알았습니다.
말따 할머니의 소소한 기쁨과 만족은 하느님께 있었던 것입니다.
분명히 하느님께서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닌 것 같은 기도와 자선이지만,
고운님들의 작은 정성과 마음 하나하나까지도 절대로 잊지 않고 기억하신다는 것입니다.
이제 고운님들은 생색내지 않기, 교만하지 않기,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기도와 단식,
그리고 자선을 베풀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입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하느님의 자비를 입고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이 계시니, 고운님들은 기도와 단식으로 선행을 하더라도
생색내지 않고, 교만하지 않은 기쁨과 만족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