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명을 하느님의 선물로 인식하여
모든 단계에 있는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도록 기도합시다.
모든 인간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말은 마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말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들립니다.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낼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당연한 말이 실제로 사회에서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보면, 우리는 당연한 것을 ‘실현’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4월, 이천의 자갈공장에서 베트남 청년이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기계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러 야간에 홀로 나선 이 스물세살 청년은 나중에 동료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2018년에 청년 노동자 김용균님의 죽음과 너무 비슷한 이 사건은 사회 각층에서 안전 조치 강화와 법 제정을 외치던 와중에 발생하여 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합니다. 방지할 수 있는 사고가 반복되는 이 아픈 현실은, 우리들 안에서 생명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만약 그 위험한 현장에 가난한 노동자들이 아닌 힘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들이 있었어도 같은 비극이 반복되었을까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들 안에는 어떤 생명은 덜 소중하고 어떤 생명은 더 소중하다는 차가운 저울질이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달 교황님 기도 지향은 인간 생명의 존중입니다. 특히 삶의 다양한 단계에 있는 이들 모두를 기억하고 존중하자는 초대입니다. 곧 우리 사회에서 때때로 존중 받지 못하는 생명들인 태아·어린이·노인·병자·가난한 이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비록 이들이 세상에서는 자주 잊혀질지라도, 하느님의 눈에는 소중한 이들이며 하느님께서 당신 생명을 내어주신 존귀한 존재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특히 가난한 이들이 당신 눈에 더욱 소중하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바로 가난한 이들의 것이라고 우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또한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해준 것이 당신에게 해준 것이라 선언하셨습니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존중 받을만하지 못하다고 여겨졌던 이들의 특별한 존엄성을 확립하셨습니다 . 그러므로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한다는 것은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발견하는 그리스도인의 깊은 관상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사회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가난한 이들 안에서 주님을 발견하고, 그들 안에 있는 하느님의 생명을 보호하도록 초대 받았습니다.
이번 달은 레오 교황님과 함께 모든 단계의 인간 생명의 존중을 위해 기도합시다. 특히 가난한 이들의 생명이 존중되길 청하며 우리의 마음을 모으도록 합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성찰 안내
- 우리 사회 안의 어떤 생명들이 특별히 우리의 관심과 기도를 필요로 하나요?
- 하느님께서는 이 생명들을 어떻게 바라보실까요?
- 예수님께서 우리 시대의 우리 땅에 오신다면 이들을 어떻게 대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