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연시조의 특징부터 알고 가자.
연시조는 '연형 시조' '연작시'라고도 불려.
바로 평시조가 여러 개 연작되어 있는 시가 <연시조>라 보면 돼. 직접 시를 살펴보면 이해가 더 잘 될 거야.
조선 시대 연시조 작품으로는 대표적으론 강호사시가, 만흥, 고산구곡가, 도산십이곡 등이 있는데, 연시조라는 긴 형식 덕분에 평시조, 사설시조에 비해 더 다양한 내용과 계절의 변화 같은 시간의 흐름을 시 속에 녹여낼 수 있었지.
그럼 오늘은 그 연시조의 대표 작품이라 볼 수 있는, 윤선도의 오우가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윤선도?
일단 '윤선도'라는 작가에 대해 좀 알고 갈 필요가 있어. 송강 정철, 송순, 박인로와 같은 조선 당시 내로라하는 문인들과 견줄만한 문인이 바로 '윤선도'지.
대표작으론 <어부사시가>가 있고, <만흥>, <오우가> 등 교과서에 실려 전해지는 걸출한 연시조를 남긴 작가라 볼 수 있어.
대다수의 작품은 그가 정치적 혼란에 휩싸여 유배된 곳에서 지어졌다 볼 수 있는데, 혼란스럽기만 한 현실적인 세상에 좌절감과 무상감을 느낀 작가는 작품 내내 자연의 변하지 않는 속성에 대해 예찬하고 있어. 변덕스럽고 혼란스럽기만 한 인간 세상과 달리, 자연은 변하지도 않으며 항상 평화로우니까. 그럼 오우가의 원문과 현대어 해석을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오우가 해석>
<1수>
네 버디 몃치나 ᄒᆞ니 슈셕(水石)과 숑듁(松竹)이라
동산(東山)에 ᄃᆞᆯ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ᄉᆞᆺ 밧긔 ᄯᅩ 더ᄒᆞ야 머엇ᄒᆞ리
현대어 풀이:
내 벗이 몇인가 하니, 물과 돌과 소나무와 대나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것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 하리?
해설:
물, 돌, 소나무, 대나무, 달
이렇게 화자에겐 다섯의 친구가 있는 거야.
거기다 자연인 친구가 다섯만 있는 것에 대해
화자는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어.
자연을 친구로 여긴다는 점에서
의인법, 물아일체의 태도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지.
또 5개의 자연물에 만족한다는 점에서 안빈낙도, 안분지족의
정서도 드러나.
마지막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라고 묻는 부분은
더할 필요가 없다는 설의법의 의미를 지니지.
<2수>
구룸 비치 조타 ᄒᆞ나 검기ᄅᆞᆯ ᄌᆞ로 ᄒᆞᆫ다
ᄇᆞ람 소리 ᄇᆞᆰ다 ᄒᆞ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조코도 그칠 뉘 업기는 믈ᄲᅮᆫ인가 ᄒᆞ노라
현대어 풀이:
구름 빛이 깨끗하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많구나.
깨끗하고도 그칠 때 없기로는 물뿐인가 하노라.
해석
2수에서의 중요한 포인트는 '대조'가 드러난다는 거야.
내용에서 보다시피 '구름 빛' '바람 소리'는
각각 변하는 속성을 지녔지?
그러나 이와 달리 '물'은 계속 깨끗하고 그칠 것이
없기에 '불변성, 영원성'을 지닌 속성으로 앞에 두 소재와
대조를 이루고 있지.
또 ~하나 ~하다는 문장구조가 반복되면서
대구법이 나타나고 있어.
<3수>
고즌 무스 일로 퓌며서 쉬이 디고
플은 어이ᄒᆞ야 푸르ᄂᆞᆫ ᄃᆞᆺ 누르ᄂᆞ니
아마도 변티 아닐ᄉᆞᆫ 바회ᄲᅮᆫ인가 ᄒᆞ노라
현대어 풀이: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찌하여 푸르는 듯 누레지니,
아마도 변치 아니할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해석:
3수 역시 마찬가지야. 꽃은 피지만 쉽게 지고,
풀도 푸르지만 금방 누레지니 둘 다
가변하는 속성을 지니지.
그러나 바위만큼은 변하지 않아.
2수에서 나타난 '가변성'이 있는 존재<->'영원성'이 있는 존재가
대조되고 있어.
또 첫 구절에 대구법도 함께 드러나지.
<4수>
더우면 곳 퓌고 치우면 닙 디거ᄂᆞᆯ
솔아 너ᄂᆞᆫ 얻디 눈서리ᄅᆞᆯ 모ᄅᆞᄂᆞᆫ다
구쳔(九泉)에 불휘 고ᄃᆞᆫ 줄을 글로 ᄒᆞ야 아노라
현대어 풀이: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땅속의 뿌리 곧은 줄을 그것으로 하여 아노라.
해석
꽃과 잎은 덥고 추운 온도에 따라
변하지만, '솔' 즉 소나무는 '눈서리'도 모르고
항상 푸르구나,라고 예찬하고 있지.
그리고 그렇게 푸를 수 있는 건 땅속에
곧은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구나, 하고 있어.
여기서도 '꽃, 잎'과 '소나무'가 대조되고 있지.
솔아 너는~이라고 부르는 부분에서
의인법도 드러나고 있어.
여기서 소나무는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지.
<5수>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곳기ᄂᆞᆫ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ᄂᆞᆫ다
뎌러코 ᄉᆞ시(四時)예 프르니 그를 됴하ᄒᆞ노라
현대어 풀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도 사계절에 푸르니 그것을 좋아하노라.
해석
곧고, 속이 빈 것은 곧 '대나무'를 의미해.
대나무 또한 사계절 내내 푸른 존재로,
영원성을 상징하지.
대구법, 반복법, 설의법이 드러나며
대나무 또한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어.
<6수>
자근 거시 노피 ᄯᅥ서 만믈(萬物)을 다 비취니
방듕에 광명(光明)이 너만ᄒᆞ니 ᄯᅩ 잇ᄂᆞ냐
보고도 말 아니 ᄒᆞ니 내 벋인가 ᄒᆞ노라
현대어 풀이: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 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해석
마지막으로 예찬하고 있는 자연물은
바로 '달'이야. 우리 1수에서 화자가
수석, 송죽, 달을 예찬했었지?
각 수마다 물, 바위, 소나무, 대나무, 달의
변하지 않는 속성을 말하면서 자신의 벗에
대해 예찬하고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여기서 달은 높이 떠서 만물을 비추는
포용력을 가진 존재이자, 보고도 말하지
않는 과묵함을 지닌 존재라고 볼 수 있지.
이건 곧 화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상,
임금의 덕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그럼 이것으로 오우가 해석을 마치도록 할게.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평시조 형식이
총 6 수로 연작시처럼 나타난 걸 알 수 있지?
이게 바로 '연시조' 형식이란 거고,
이 작품은 1수에서 6수까지 내내 자연예찬, 찬미적
태도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지. 무엇보다 화자는
자연의 영원성, 불변성을 긍정적 가치로 인식하고 있어.
일단 오우가의 기본적인 내용은 이 정도로
알아두면 될 거 같애.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