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4일 조수미 씨 아버지의 장례식이 있던 날,
그날은 그녀가 국제무대에 데뷔한 지 20주년을
맞이하여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독창회를 갖는 날이었습니다
공연 마지막에 고인이 된 아버지를 애도하며 앙코르 곡으로 부르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Ave Maria)’와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Gianni Schicchi)”의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o babbino caro)’는 관객석을 숙연케 하였습니다.
앙코르곡만 남았을 때 그가 청중을 향해 말했습니다.
“돌아가신 제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 한국에서 아버지의 장례식이 있었지만,
저는 여기에서 여러분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이 옳은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아버지는 제가 오늘 밤
여러분과 함께하면서 노래하는 것을 하늘에서
보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오늘 밤 저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밤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음악회를 제 아버지에게 바칩니다.”
공연을 꿋꿋이 끝낸 그녀는 결국 눈물을 비치고 맙니다. 마지막 구절을 부르기 전의 짧은 한숨, 모든 것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이에 모든 관객들은 10여 분간의 기립박수로 그녀를 위로하였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온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어버린 조수미>
아베 마리아 - 슈베르트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
이 곡은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에 나오는 짧은 아리아입니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에 나오는 잔니 스키키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었습니다. ‘잔니 스키키’는 푸치니의 단 하나뿐인 희극입니다. 사랑이 넘치는 제목과 선율은 더없이 아름다운데 가사 내용은 매우 협박(?)적입니다.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허락하지 않으면 아르노 강에 빠져 죽겠다는 내용.
<한국어 가사>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그분을 사랑해요, 정말로 멋진 남자예요
저는 롯사문에 가서
반지를 사고 싶어요
그래요, 그래요, 거기에 가고 싶어요!
만일 그분을 사랑할 수가 없다면,
베키오 다리로 가서
아르노 강물에 빠져버리겠어요!
전 사랑에 빠져있어요, 고통스러워요!
오, 하나님, 전 죽고만 싶어요!...
아빠, 제발, 제발!
아빠, 제발,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