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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정주 -국화 옆에서-

작성자소포 우종성 나이 무인생 77세|작성시간15.09.18|조회수369 목록 댓글 0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국화꽃의 개화 - 소쩍새와의 인연()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국화꽃의 개화 - 천둥과의 인연(여름)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중년의 원숙미(가을)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무서리 및 화자의 깨달음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7.5조의 3음보)

성격 : 전통적. 상징적. 불교적

심상 : 시각적. 청각적 심상

표현 : 의인. 상징. 대유

구성 1연 소쩍새와의 인연(- 국화 꽃 탄생의 첫 과정)

2연 천둥과의 인연(- 봄의 단계를 거쳐 여름에 겪게 된 삶의 도정)

3연 중년기의 원숙미(- 국화의 이미지가 비교적 선명하게 제시)

4연 무서리 및 시인과의 인연(- 우주의 섭리 앞에 그 경건성 다시 확인)

제재 : 국화의 생태

주제 : 온갖 고뇌와 시련을 거쳐 도달한 생의 원숙경(圓熟境)

출전 : <경향신문>(1947)

 

이해와 감상

이 시는 국화 한 송이를 통해서 느끼는 생명의 신비와 그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우주 삼라 만상의 협동 과정을 불교적 인연설에 상상력의 뿌리를 두고 형상화한 작품이다. 특히 3연에서 국화는 시적 화자의 '누님'으로 비유되고 있다. 그런데 인고와 방황의 젊은 날을 거치고 난 후의 성숙한 중년 여성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또 그를 거울 앞에 서게 함으로써 자아 성찰과 자기 확인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소쩍새의 울음()''천둥 소리(여름)' 그리고 '무서리(늦가을)' 등이 국화의 개화에 참여하는 전 우주의 협동 과정이 시인의 '불면'과 짝을 이루어 생명의 신비를 탄생케 하는 장면은 이 시인의 뛰어난 상상력을 느끼게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결국 피어난 국화는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다. 그 꽃의 모습은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 곧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치고 무서리가 내린 과거의 시간으로부터 돌아와 지난날을 자성(自省)해 보는 누님 같은 꽃이다. 따라서, 국화는 성숙한 작기 인식을 표상하는 시적 상관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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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은행골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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