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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큰스님이야기]칠불암 아자방 이야기

작성자백우|작성시간11.11.19|조회수106 목록 댓글 7

 

     

 

 

      칠불암 아자방 이야기

 

 

      칠불사에는 스님들이 좌선하던 아자방(亞字房)이 있는데, 아자형(亞字形)의

   구조로 가운데는 50cm쯤 낮게 통로가 나있고, 높고 낮은 곳의 구별없이 한 번

   불을 때면 50일 동안이나 방이 골고루 따뜻하여 세계건축연감에도 실려 있을

   정도로 신기하다.

 

      이 온돌방은, 스님들이 좌선하다 마비된 발을 낮은 데로 내려놓으면 저린발

   이 금방 낫는다고 한다.  또한 아자방에는 참선하는 스님이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는데 눕지 말 것, 말하지 말 것, 하루 한 끼만 먹을 것 등의 3대 규칙이 있다.

   이러한 엄한 계율 때문인지 조선시대 서산, 부휴, 금당, 초의, 용성, 추월 등의

   큰스님들이 이곳 선방에서 도를 깨치기도 했다 한다.

 

      이와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조 중엽, 새로 부임한 하동 군수가 쌍계사에 초도순시차 왔다가 꼭 아자

   방을 보고 가겠다며 억지로 문을 열게 하였다. 늦봄이라 방금 점심공양을 마친

   스님들의 형상은, 하늘을 쳐다보며 졸고 있는 스님, 땅을 보고 꾸벅꾸벅 조는

   스님, 몸을 좌우로 흔들며 방귀를 퉁퉁 뀌면서 졸고 있는 스님 등 말이 아니었

   다.

 

      이 모습을 본 군수는,

 

      '공부한다는 중들의 자세가 이럴 수 있단 말인가. 한 번 혼을 내주리라.'

 

      생각하고 돌아가서 편지를 보냈다.

 

      "귀사(貴寺)에는 도인이 많다고 들었는데 목마(木馬)를 만들어 가지고 와서

      동헌(東軒) 마당에서 타고 놀도록 하라.  만일 목마를 잘 타면 후한 상을

      내릴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큰 벌을 주리라."

 

      이 전갈을 받은 쌍계사에서는 놀라 대책을 논의했으나 묘안이 떠오르지 않아

   침울해 있을 때, 한 사미승이 나섰다.

 

      "그 일은 제가 맡겠으니 목마를 만들어 주십시오."

 

      스님들은 달리 방법이 없어 사미승을 동헌으로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동헌에 당도한 사미승의 태도가 하도 당당하고 의젓하여 군수가 물었다.

 

      "목마를 타기 전에 묻겠다.  칠불암에는 도인들이 많다하더니 앉아 졸고

      있는 꼴들이 한심하더구나."

      "도인이라고 별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하늘을 쳐다보고 졸고 있는 것이 무슨 공부란 말이냐?"

      "그것은 앙천성숙관(仰天星宿觀) 이라고 합니다.  즉 하늘을 보고 별들을

      관찰하는 공부입니다."

      "별은 왜 보는 것이냐?"

      "위로는 천문(天文)에 능통하고 아래로는 지리(地理)에 밝아야만 천하만사

      (天下萬事)를 다 알게 되고 중생을 제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머리를 숙여 땅을 보고 조는 자들은 무슨 까닭이냐?"

      "예, 그것은 지하망명관(地下亡命觀)입니다.  즉 사람이 죄를 짓고 죽으면

      지옥(地獄)으로 들어가 죄값을 치르게 되는데 그들을 어떤 방법으로 구제할

      것인지를 관(觀)하는 공부입니다.

 

      "그럼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흔들거리며 쓰러지려는 것은 무엇이냐?"

      "그것은 춘풍양류관(春風楊柳觀)이라 합니다.  유에도 무에도 집착하면 안

      되고, 고락성쇠(苦樂盛衰)에 집착해도 아니 되므로 어느 것에도 걸리지 않는

      공유달관(空有達觀)하는 공부이지오."

 

      "좋다.  그렇다 치고, 방귀를 퉁퉁 뀌고 있는 중은 또 무슨 꼴이냐?"

      "그것은 타파칠통관(打破漆筒觀)인데, 남의 말은 듣지 아니 하고

      제 고집대로만 하는 사또와 같은 칠통배를 깨닫게 하는 공부입니다."

 

      이에 사또는 버럭 화를 냈다.

 

      "아직 입에 젖 냄새도 가시지 않은 너의 식견이 이러한데,

      그곳의 도승들이야 말할 게 있겠느냐. 어서 목마나 타 보아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미승이 목마에 올라 발을 한 번 내구르니 말이 터벅

   터벅 동헌을 돌고서 공중으로 둥실둥실 떠올라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이 모습

   에 놀란 군수와 육방 관속들이 발심하여 불교를 믿게 되고 칠불암을 생불주처

   (生佛住處)처럼 떠받드니, 군민이 모두 따라 불교에 귀의하여 하동은 불해(佛海)

   를 이루고 화장세계(華藏世界)를 재현하였다 한다.

 

 

      출처 : 재미있는 큰스님 이야기

 

 

향기로운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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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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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무아지경 。 | 작성시간 11.11.19 눕지말것..말하지말것..하루한끼만먹을것..
  • 답댓글 작성자백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1.19 참으로 엄한 계율이네요. 그러니 저렇게 졸고 있지요. ㅎㅎㅎ ^-^ _()_
  • 작성자염화 | 작성시간 11.11.19 부처님의 화신인 사미승... ()()()
  • 답댓글 작성자백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1.19 사미승이 나설 때는 그만한 자신이 있어서 그랬을 테지만 불보살님의 화신임에 틀림없네요. ㅎㅎㅎ ^-^ _()_
  • 작성자황심행 | 작성시간 11.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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