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스크리트어 그리하파티(grhapati)를 의역한 말인데 직역하면 집에 있
는 남자, 즉 집주인이란 뜻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의 인도에서는
상공업에 종사하는 자산가(資産家)를 말한다. 바라문교의 사성(四姓)
제도에서는 세 번째에 해당하는 바이샤(vaiśys)이지만, 도시국가가 번
성하던 당시에는 이러한 자산가들이 새로운 힘을 얻어가던 때였다.
걸사(乞士)가 변한 말이란 주장도 있지만, 걸사는 걸식(乞食)하는 사람
을 뜻하는 말로 본래 비구(比丘)를 가리킨다. 위로는 부처님의 법(法)
을 구하고 아래로는 시주에게 밥을 얻어 먹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다.
또한 그리하파티(grhapati)를 한역에서는 거사(居士) 외에도 장자(長者),
재가(在家), 백의(白衣) 등으로도 옮겼다.
거사는 보통 출가하지 않고 불교에 귀의한 남자를 가리키며, 여자의
경우에는 여거사(女居士)라고 한다. 여거사라는 말은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불도(佛道)를 구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보살'
이 쓰이고 있다.
거사와 처사(處士)가 혼용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처사는 유가(儒
家)에서 쓰는 말로 불교에 귀의한 거사와는 의미에 차이가 있다. 물론
유가에서도 거사와 처사를 혼용한다.
불교 경전에서는 바이샬리(Vaiśāī)의 비말라키르티, 즉 유마(維摩) 거
사(居士)가 유명한데, 가공의 인물이다. 실존 인물로는 중국에서는
방(龐) 거사, 우리나라에서는 부설(浮雪) 거사가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