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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실상무상(實相無相) - 《법화경(法華經)》 -
'실상(實相)의 본디 뜻은 본체ㆍ실체ㆍ진상ㆍ본성이란 뜻이다.'라고 불교사전에서는 적혀 있다.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역자 구마라집(Kumārajiva. 鳩摩羅什. 344~413, 또는 350~409. 중국 4대 역경가 중 한 분)에 의하면,공(空)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즉 현상(現象)으로 존재하는 바탕에는 진실한 실재가 있다는 것이 《법화경(法華經)》에서 말하는 「제법실상(諸法實相)」이다.
눈에 보이는 존재는 실은 현상으로써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현상적 존재이므로, 생하고 멸해 가는 것이다. 이런 불안정한 것의 근저에 안정된 변함이 없는 진실한 실재가 있다. 「꽃잎은 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고 한다. 지는 「꽃잎」은 현상적 존재이고 이 꽃잎의 기반에 있는 변함이 없는 진실의 실재가 「꽃」의 생명으로 설명되고 있다. 변하기 쉬운 현상의 밑바닥인 이 불변의 실재를 믿어야 비로소 인간은 살아가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법화경(法華經)》이다.
이 제법실상(諸法實相)을 다시 공화(空化)시킨 것이 「실상무상(實相無相)」이다. 현상으로써 존재하는 것의 바닥에 있는 불변의 실상은 원래가 무상(無相)이다. 꽃이나 새라는 현상적 존재는 색채를 가지고 모양을 지닌 그대로서 무상이다-무상인 채로 평안함을 얻는 것이 「실상무상(實相無相)」이다.
무상은 깨달음의 경지를 나타내는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의 하나로서 「특징 지을 것이 아무것도」없는 것이다. 형상적인 존재를 그대로 인식하면서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는 경지다. 온갖 상(모양)을 초월한 상(相), 『무일물(無一物』이 진상이다.
그러나, 무감각은 아니다. 예사스럽게 느끼고 그러면서도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추우면 춥고, 슬프면 슬프다고 순순히 있는 그대로 실감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스러운 마음이다. 제법실상(諸法實相)에도 얽매이지 않는, 공화(空化)된 실상 무상에도 막히지 않는 것이 실상무상이다. 그런데 그것은 개념이 아니다. 실감하고 체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관념적 유희가 되고 만다. 그러므로 여기에 수련이 필요하게 된다. _(())_
출처 : 柳淞月 選解 <선명구이백선(禪名句二百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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