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의 너에게 / 유하
한때 너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바다 어느 곳에도
미지의 새는 없다고
제비갈매기 가마우지 바다직박구리 꼬마물떼새 넙적부리오리……
바다 그 어느 곳에도, 미지의 새는 없다고
너는 서툰 입술로, 이 세상
삶의 이름들을 하나둘 발음하려 한다
네 눈앞에 무지개가 떴구나
한 아이의 마음이 경이로움을 더듬더듬 발음하는 순간,
무지개는 영원한 네 것이다
네가 삶의 이름들을 하나둘 취해갈 때
너의 설렘은 내 가슴으로 흐른다, 생애 첫 강물처럼
그래,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로다*
이제 먼 훗날의 너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구나
드넓은 바다 그 어드메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남겨놓으라고,
설렘이 멈추면 무지개도 사라지는 것
늙은 지혜보다는 철없는 설렘이 더 소중하나니
드넓은 바다 그 어드메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남겨놓으라고
* 워즈워스의 시 「무지개」 중에서.
- 유하,『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문학동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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