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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조 토론방

휴먼다큐 '사랑' 감상

작성자01남수용|작성시간10.10.31|조회수66 목록 댓글 1

주변에서 사랑이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들려온다. 텔레비전만 켜도 각 프로그램마다 사랑을 이야기하고, 거리에서 들려오는 대중가요 속에도 사랑은 들어가 있고, 영화나 온갖 문학작품 속에도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다. 그러나 많이 다루어지는 만큼, 실천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날로 높아지는 이혼율에서도 그런 것이 느껴지고,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요즘 젊은이들의 연애 방식도 그렇고, 부모나 자식을 상대로 한 패륜 범죄가 속속 보도 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돌아서는 것, 물론 그것 또한 사회 세태가 변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꼭 나쁘다고 할수만도 없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져 온다. 쉽게 사랑을 말하고 쉽게 사랑하기를 멈추는 것,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게 가벼운 것인가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한 부부와 두 아이, 그리고 남편의 피가 섞이지 않은 딸이 한명 나온다. 남자인 탓인지, 나는 남편 분에게 줄곧 감정이입을 하며 울고 웃고 했는데,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혈육도 아닌, 그런 딸을 친딸처럼 사랑해 주는 모습을 보며, 아주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주 조금은 계부나 계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 이었다. 조건없이 주는 것, 그것이 사랑의 한 단면일 것이다.

 

아주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 당시 남편은 회사를 다니던 중 따로 사업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빚이 늘고 사업이 어려워지자 회사 공금에 손을 대, 남편이 형을 살게 된 상황에 대해서,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 순간적으로 뭔가 씌었다고 표현하는 아내의 말, 3자의 입장에서는 마땅히 지탄받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일이지만, 끝까지 남편의 착한 마음을 믿어주고 같은 편에 서주는 일, 그것 또한 사랑의 일면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부로 누군가의 사랑을 옳은 사랑이니, 그른 사랑이니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좀 더 좋은사랑의 방식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좋은 사랑의 방식이라는 게 만약 있다면 이 다큐멘터리 속 부부의 모습과 닮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큐멘터리 속의 그들의 사랑은 사랑의 존재 자체에 조금은 회의를 느끼고 있던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사랑의 힘이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무조건적인 그들이 사랑은 암 판정과 동시에 1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안은숙 씨도 2년 이상을 살아내며 버텨내게 하였다. 진실한 사랑은 어려움 앞에서 더더욱 그 빛을 발하는 것 같다.

 

항상 주변에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은 어쩌면 그 존재감을 느끼기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흔하게 접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그 소중함을 깨닫기 힘들다고 할까. 1, 2년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또다시 20년이 지나고, 그렇게 긴긴 시간을 사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함께 하다보면 세월에 무뎌지고, 익숙하게 혹은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어 점차 소홀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렇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언제 어떤일로 잃게될지 모르는 사랑이니까 말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행동하고도 무조건 이해해 주기를 바라고, 종종 이기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지 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말미에 아들의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면서 눈물을 훔치는 남편의 모습에 한 번 더 눈물이 터졌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아니 이미 행복할 것이다. 그 가족에게는 사랑이 분명히 굳건히 자리잡고 있음을 보았으니까. 나도 항상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여러분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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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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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01이보연 | 작성시간 10.11.01 감상문 잘읽었어요! 그떄의 감동이 그대로 다시 전해지는 것 같아요 ㅜㅜ 저도 주변사람들을 조금 더 사랑하면서 살아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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