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707 특임대
한국의 특수부대
`서울 시내 중심부의 5층 건물에서 테러사건 발생.'
어느 날 정오 무렵, 푸른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서 점심식사를 마친 시민들이 다소 여유를 부리며 따뜻한 커피를 즐기는 시간.
TV를 통해 긴급 뉴스가 전해지면서 시내는 순식간에 공포와 긴장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이 무렵 소리없는 검은 그림자들이 테러가 발생한 건물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건물 옥상과 주변 옥상에도 온통 검은 복장과 개인화기로 무장한 요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검은 복장의 요원들이 동시에 창문을 박차고 안으로 진입하며 총성이 울려 퍼졌다.

옥상의 요원들은 외줄을 타고 90도로 선 자세로 급속 하강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순식간에 인질극을 벌이던 테러범을 제압, 상황을 끝냈다.
불과 10여분 남짓한 시간 만에 대 테러작전은 완벽하게 마무리됐고 인질들은 무사히 구출됐다.
이상은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부대가 실제상황을 고려해 펼친 테러 진압작전의 전모다.

부대가 세간에 알려지게 된 것은 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때. 그 때 외에는 지금까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다 이번 미국내 테러사건을 계기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지만 부대 규모나 훈련, 작전임무 등은 철저하게 비밀로가려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게 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군 최정예 특수임무부대로서 수행해야 할 임무와 역할이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다양하고 중요해 정확한 부대 면모를 밝힐 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특전사 예하 최고의 특수임무부대로서 국가의 주요 행사나 시설, 요인 등에 대한 다양한 테러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81년 창설됐다는 정도다.
대원들은 특전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체력과 정신력이 투철한 정예요원만으로 구성됐다.

고공강하와 특수작전, 수중침투, 산악극복 훈련 등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각종 훈련을 일상처럼 반복하고 있다. 구비된 최신무기와 첨단장비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인간병기'로 거듭 태어나는 훈련을 반복 숙달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 요원의 사격술은 백발백중에 가깝다.
요원들 가운데는 성인남자 대여섯명을 일격에 제압할 수 있는 여성대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몇 명이나 있는지는 부대원들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부대는 수년 전부터 미국의 델타포스 및 실(SEAL), 독일의 GSG-9 등 대 테러부대와 연합훈련을 하며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부대 관계자는 “24시간 즉각 출동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테러 발생 가능한 시설과 사례를 모두 분석, 유사시 출동과 동시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흥배 · 글=유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