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나봅니다. 샤프란은 이때부터 시작하여 늦은 것은 11월까지도 피는 늦깎이 화훼식물이죠.
제가 저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구근식물이라서 엔간한 조건에선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
둘째는 봄부터 시작하여 겨울이 다가올 때까지
저 부추나 쪽파처럼 뾰족한 잎이 초록을 유지하며 늘 싱싱하다는 거.
세째는 지 체격을 웃도는 커다란 꽃이 꽤 많이 꽤 오래 꽤 단아하게 핀다는 점.
그 외에도 번식력이 왕성하며 키가 작아 정원 소재로 구석구석 어디서나 어여쁩니다.
포크레인이 땅을 갈고 엎고 할퀴어 놔도 어디선가 지표 가까이에 숨죽이고 있다가
어김없이 일어서고야 마는 직립의 저 '샤프한' 생의 의지도 자랑스럽습니다.
실처럼 잎이 가늘어서 '실난'이라고도 한다죠.
예쁘고 고우면 '난'에 비유 하는 우리네 버릇도 있어요.
흩어졌던 것을 한 데 모으고도 싶었지만 대강 알아서 늘도록 지나치며 본체만체 한답니다.
맞아요... 전에 제 명견 '찰수'가 죽을 때 그의 풀어진 목걸이 위에 놓였던 그 꽃이죠.
바로 이거!
그 녀석의 지린 오줌을 일년 내 맞으면서도 가을이면 듬성듬성 흰 니를 드러내며 웃는
저 속 좋은 '큰애기'의 심성 또한 제가 즐기고 아끼며 사랑하는 이유의 하납죠.
봄꽃 잊고 여름꽃 사위어가면 여기저기 들국화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옵니다.
보랏빛 샤프란도 어언 제 뜰에서 웃을 날 있을 겁니다만
저 흰꽃이 그때에도 더욱 사랑스러울 것은 제 추억의 꽃이기 때문입지요...
흰꽃나도샤프란
학명: Zephyranthes candida (Lindl.) Herb.
단자엽식물 수선화과(Amarylidaceae)
다년생 초본으로 인경이나 종자로 번식하고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파’같은 인경에서 모여 나는 잎은 가늘고 두꺼우며 짙은 녹색으로 화경보다 길고 3~4월에 새 잎으로 바뀐다. 7~9월에 개화하고 잎 사이에서 나오는 화경은 길이 20~30cm 정도이며 끝에 1개의 꽃이 위를 향해 핀다. 꽃은 백색이지만 연한 홍색이 돌기도 한다. 음지에서는 반쯤 벌어지고 양지에서는 활짝 피며 밤에는 오그라든다. 삭과는 3개로 울툭불툭 튀어나오며 녹색이고 벌어져서 종자가 나온다. ‘나도샤프란’과 비슷하지만 잎이 가늘고 두꺼우며 꽃이 희다. 제주도에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