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라도닷컴>
<김진수의 약초산책 92>
안구건조증, 유루증, 안구출혈, 백내장, 녹내장 - 결명자(決明子·草決明)
안구건조증은 한의학에서 조증(燥症)의 범주이다. 특히 간과 신에 음혈이 허하고 전신의 진액이 모자라 열이 발생하면 나타난다. 반대로 유루증(流淚症)은 눈 안쪽의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져서 눈물이 비루관(鼻淚管)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밖으로 넘치는 증이다(노화로 인해 눈물 속 기름막 생성이 부족하여 찬바람 같은 자극요인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또 안구출혈은 눈의 결막 아래에 있는 가는 혈관이 터져 혈액이 흰자위에 붉게 맺히는 현상으로 대개 안구에 가해진 순간적인 압력상승으로 발생한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투명단백질이 변성되어 혼탁이 생기는 질환으로 노화, 흡연, 약물, 외상, 자외선, 영양불균형 등 산화스트레스의 누적이 유발요인으로 알려졌다. 녹내장은 비정상적인 안압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눈으로 가는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점차 시야가 좁아지는 만성질환이다. 전통의학에서는 눈의 병정을 주로 간, 신장의 기능을 회복시켜 치료한다. 몸의 열을 쾌적한 수준으로 조절해 염증과 노화를 막고, 혈액과 진액을 흐름을 원활히 하여 순환력을 높이며, 눈으로 몰린 화를 가라앉혀(降氣) 전신의 컨디션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만일 하초의 간(肝)과 신(腎)의 음(陰)이 부족하면 내리는 기운은 불급하고 올리는 기운은 태과하게 되며, 또 칠정(七情)에 상하여 간기가 울체되거나 크게 노하면 혈은 끈끈해지고 진액은 말라 온몸이 곧 화(火)로 변한다. 이렇게 간화는 쉽게 타올라 머리와 눈을 공격하므로 두통, 어지럼, 목적동통(目赤疼痛, 눈이 충혈 되고 아픈 증)이 나타나고, 또다시 화열이 체액과 뒤엉켜 발생한 담열(痰熱)은 여러 안병들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
수명다루(羞明多淚, 눈부셔하고 눈물이 자주 흐름), 목적종통(目赤腫痛, 눈의 흰자위에 핏발이 서고 부으며 아픈 증), 목적다루(目赤多淚, 눈이 붉고 눈물이 많음), 목암불명(目暗不明, 눈이 어둡고 선명하지 않음), 영풍유루(迎風流淚, 바람을 쐬면 눈물이 흐름), 허화상염(虛火上炎, 음양과 기혈이 부족하여 일어나는 상초의 열), 두혼목현(頭昏目眩,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함), 안구건조, 시력감퇴, 간과 신이 허한 것 등을 치료하는 구성으로 「기국지황환」의 변방 <숙지황 6, 결명자 괴각 황기 산수유 산약 우슬 각 4, 구기자 국화 목단피 복령 하고초 각 3>을 추천한다. 여기에 허한(虛寒), 무기력, 배뇨장애, 정력저하 등의 증상이 있으면 여정자 토사자 육계 각 3을 더함으로써 상기한 여러 안질환의 근본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
결명자는 콩과에 속한 일년생초본 결명자의 열매를 가을에 거두어 볕에 말려 쓴다. 맛은 달고 쓰며 조금 차고 짜다. ‘결명자’란 눈을 밝게 틔워주는 씨앗. 즉 ‘이 약으로 안병을 치료하면 결연(決然)하게 밝아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늦가을에 따서 종피를 벗겨보면 종자의 모양이 말굽 모양으로 광택이 나고 고르다. 결명자는 간 신 대장경으로 들어가 청간명목(淸肝明目, 간의 화열을 맑혀 눈을 밝게 함), 평간잠양(平肝潛陽, 간 기운을 조화롭게 하여 뜨고 넘는 사기를 잠재움), 윤장통변(潤腸通便, 장을 부드럽게 하여 변을 통하게 함)의 효능이 있는 청열사화(淸熱瀉火, 화와 열을 맑히고 내려줌) 약이다. 안질에는 허와 실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응용할 수 있어 결명자는 안과의 상용약물이라 할 수 있다.
오랜 눈병으로 시력이 약해지거나 울화가 심하여 자주 충혈 될 때, 기혈이 부족하여 물체가 흐릿하거나, 열이 많아 기혈의 승강이 순조롭지 못할 때 이로써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눈물샘은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염증반응이 자주 나타난다. 이때 결명자 추출물은 항염,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 혈압 저하 효능 등으로 간 기능 이상에 현저한 보호 작용을 나타낸다. 한편 결명자는 기억력 손상에 대한 회복기능과 신경세포 사멸에 대한 보호 작용도 가졌다. 다만 온열병으로 인해 화열이 높거나, 풍한(風寒, 초기감기)으로 생긴 갑작스런 안질에는 적합하지 않다. *
꽃
열매
결명자(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