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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항해기록실

두번째 장거리 세일링을 하며.... (아직도 작성중-눈치 보인다 오늘은 여기까지)

작성자앙마|작성시간06.10.07|조회수126 목록 댓글 4

대마도에 이어 두번째 장거리 세일링이였던 이번 후쿠오카 마리노아 세일링..
출항에 앞서 어느 누구보다도 나의 두려움은 컸었다.
7년전 서해 앞바다의 캡사이즈로 인한 표류사고와 대마도에서의 귀항시 사고 대처후의 급격한 체력저하에 이은 스트레스성 멀미..
출항을 앞두고 전날 아르피나에서의 휴식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2~3시간여를 뒤척이며 겨우 잠을 청했던(무지 심하게 코를 고는 두분 때문에-숨 넘어갈것 같은 긴장감이 들 정도로 코를 무지막지 고시더라) 몸 상태를 생각하면 이번 세일링 역시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또한 풍랑주의보가 내린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크루의 제 역할을 못해 송구스러울 뿐이다.

풍랑주의보라 출항을 못하게 하는 해경과 약간의 대화(?)를 나눈후 드디어 출항 바다로 나간다.

수영만 앞바다로 나와 집세일을 올린다.

바우에 김용훈님고 조남제님께서 세일을 올리느라 마스트에 사람이 없다

마스트에서 헬리어드를 올리기 위해 마스트로 가 바우쪽을 바라보니.. 이런...

택과 크루쪽이 바뀌어 있다. 택쪽에 집시트를 걸어 놓았으니.. 당연히 택이 샤클에 걸려있을리가 없고 조남제님께서 급하게 시트를 풀어 크루쪽에 집시트를 거는 것을 확인 택을 샤클에 걸려고 애를 쓰신다.

훈이형에게 급하게 헬리어드를 풀어달라고 했으나 잘못알아들었는지 헬리어드를 당긴다.

바람을 받은 집세일이 그루브에서 빠져 펄럭인다.

훈이형이 헬리어드를 풀었는지 세일이 날아간다. 아무생각이 없다. 집시트를 낚아채 팔에 감았다.

헬리어드를 완전히 풀은게 아니라서 헤드쪽과 크루쪽 양쪽에서 바람을 받자 낙하산처럼 집세일이 바람을 받는다.

시트를 풀어버려 바람을 실속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급히 팔에 감은 시트를 푸는 순간 손바닥과 손가락이 뜨겁다.

장갑의 가죽은 찢어지고 손가락은 시트에 쓸려 물집이 잡혔다. 맨손이였으면.. 끔찍하다.. ^^

집시트가 양쪽 모두 손상을 입어 약간씩 터졌다. 가는 동안 끊어지지 않기를...

2번 집세일과 엔진의 힘으로 약 6노트 정도로 순항이다. 파고가 높긴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다시금 마음을 다집는다.

앞서 가던 란호가 메인 세일을 올린다.

세일의 형상이 이상하다. 세일이 반으로 쭉 갈라진다. 이궁 몇번째 해먹는건지 ^^

초반의 몸 상태는 그나마 중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출항후 4~5시간을 세일링 했을까?
잠시 캐빈 정리를 하러 들어가서 정리를 마치고 잠시 앉아 훈이 형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려는 순간 오바이트가 나왔다.
멀미를 한것도 아니고 순간적으로 ㅡ.ㅡ
휴지로 캐빈 바닥을 정리하고 밤바다를 헤쳐 나갔다.
긴팔 스포츠웨어에 라이프자켓 그위에 스키점버까지 껴 입었지만 목줄기로 타고 들어오는 바닷물과 하의에서 역으로 올라오는 바닷물..
온 몸이 바다물에 젖고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슬슬 잠이 온다.
졸다 바닷물이 들어치면 잠에서 깨고 또 졸고.. 반복에 반복을 하다 보니 콕핏 데크에 대빵님과 나 두명 뿐이다.
담배로 졸음을 쫒으려 불을 붙이려고 하는데 대빵님께서 캐빈에서 담배 피고 선실 바닥에 물이 얼마나 들어왔나 확인을 하라신다.
캐빈에 들어가보니 전원 사망 ^^
그 좁은 공간에 중심 잡아가며 잘도 잔다.. ㅋㅋ 실내등이 켜지질 않는다
메인스위치가 내려져있다 스위치를 켜려고 헤매는 동안 (요트가 요동을 쳐서 스위치 켜기가 무지 힘들었다) 훈이 형이 일어났다
이것 저것 확인을 하고 담배 한대 피고 ^^
그 사이 태용이가 일어나서 데크로 나가고..
밖에 나가야 하는데.. 따듯한 기운이 돌자 잠이 온다..
몸이 말을 안듣는다..
잠시 눈을 붙인다.
얼마를 자고 있었을까?
태킹 해야한다며 깨우는 태용이..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왔다..
날이 밝고 있었다.

다들 정신을 차리고 콕핏에 나와 태킹 준비에 분주하다.

태킹 전이 였나 후였나 기억이 좀 가물거린다 (잠이 덜 깼나부다)

텅 소리와 함께 집 헬리어드가 끊어졌다.

급히 집세일을 걷어 올려 캐빈에 넣고 스톰 세일로 다시 세팅을 했다.

멀리 하카다만이 보인다.

암초 지역이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스럽게 만으로 진입한다.

섬 때문에 위치적으로 바람의 세기가 다른곳을 대빵님께서 설명해 주신다.

수심이 낮은 곳이 많아 수심계에 집중해 본다.

멀리 야후돔과 마리노아하버가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도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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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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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he lodestar | 작성시간 06.09.29 Oh, my admiral! Oh, my crews! 고생 많이 하셨군요! 혼자 키잡느라 더욱 고생하신 김승규 선주님에게 더욱 죄송합니다. 동반자의 버팀목이 되지 못해서... 큰 파도가 좋은 선원을 만든다고 하지만...
  • 작성자Taeyong Kim | 작성시간 06.09.29 언제 마무리 되는건지요??ㅋㅋ
  • 답댓글 작성자앙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9.29 회사에서 눈치 안보고 땡땡이 칠수 있을때..
  • 작성자아이스크림맨 | 작성시간 06.09.29 목에 세수할때 쓰는 수건을 두르세요.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최소한 목덜미로 흐르는 짜릿한 바닷물은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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