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클래식 음악해설

6장 클래식 초보강좌

작성자야다|작성시간07.04.13|조회수220 목록 댓글 2

[ 협주곡에 대하여 ]
[
음악의 스트립쇼 카덴차 (Cadenza) ]
[
소나타(Sonata)는 또 뭘까 ? ]


[
협주곡에 대하여 ]


옛날에는 협주곡이 좀 밋밋한 느낌을 주었지만 요즘의 협주곡은 드라마틱한 요소가 꼭 들어 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는 많은 협주곡을 작곡해서 혼, 바순, 플루트, 클라리넷, 바이올린, 피아노 협주곡이 있고 정말 들어볼 만하다.

그러나 혹시 여러분이 모차르트 협주곡에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나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혹은 바이올린 협주곡 같은데서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을 찾는다면 애초에 다른 집 문을 두드리는 게 나을 것이다. 모차르트네 집에는 그런 것이 없다.

기본 형식에 관한 한 옛날 협주곡들도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대조의 기법에서는 그 교묘한 솜씨가 부족한 상태였다. 그래서 낭만주의적인 시도가 없고 한 멜로디를 다른 멜로디와 조화시키기 위해 신중히 노력했다는 느낌만 받는다.

그러나 낭만주의적 협주곡 들을 보면 약한 음을 내는 효과가 많다. 강한 오케스트라의 요란한 울림이 지나면 독주악기는 조용히 살금살금 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곧 급상승과 급강하, 대단한 열정으로 노래하고 또 소리치면서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낭만적인 요소인 셈이다. 베토벤을 선두주자로 하는 이런 후기의 협주곡들에서는 직접 독주 악기의 연주 솜씨가 더 많이 발휘된다. 건반 위를 미친 듯이 질주하던 피아노 주자는 오케스트라 부분 에서 숨을 돌리고 잠시 진정한 뒤에, 다시 묘기를 보일 준비를 한다.

확실히 협주곡은 묘기를 과시하는 것이며 흥행을 위한 최고의 솜씨를 발휘한다. 하지만 그래서 안될 것도 없다. 누구나 그런 묘기를 좋아하고 또 진짜 훌륭한 음악은 그런 기교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니까! 그건 그렇고, 협주곡은 하모니카부터 그랜드 오르간까지 거의 모든 악기를 상대로 작곡할 수 있다. 그리고 꼭 독주 악기가 하나씩 쓰이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 바이올린과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협주곡도 있다.

이 때 두 개의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2중 협주곡(Double Conerto), 세 개의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3중 협주곡(Triple Conerto) 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더블 콘체르토' 라고 연주가 두 배라는 의미가 아니고, 더군다나 오케스트라가 두 팀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저 독주용 악기가 한 개 더 등장할 뿐이다.

음악의 여러 형식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혹시 내가 역사적인 진화의 과정을 무시하고 오늘날 나타난 형태 쪽으로만 너무 치우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협주곡만해도 그렇다. 협주곡의 고전적인 형식을 진짜로 확립시킨 사람이 모차르트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보통 수준의 관객에게 히트를 친 것은 기교파들이며, 그들에 의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협주곡이 만들어진 셈이다.

오늘날 인기 있는 작품들이 차이코프스키, 그리그, 부루흐, 라흐마니노프, 슈만의 것인데 구태여 협주곡을 만든 것은 모차르트니까 그의 작품도 중요하다고 자꾸 역설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일 것이다. 사실 모차르트 협주곡은 자주 들을 수도 없고, 레코드 판매도 시원치 않다. 예외가 있다면 'D단조 피아노 협주곡' 인데 그 이유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 낭만적인 형식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네 집에 있는 과자 중 제일 초콜릿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

베토벤과 브람스는 묘기의 과시나 현란한 것보다는 조금 절제된 작품을 썼다. 그런데 그 이후의 작곡가들을 보면 낭만주의적인 요소나 자기 과시가 훨씬 많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걸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
음악의 스트립쇼 카덴차 (Cadenza) ]

언젠가 음악을 토론할 때 나는 카덴차야 말로 음악의 스트립 쇼라고 한 적이 있다. 아무튼 카덴차는 협주곡에서 독주 악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협주곡의 어느 부분에서나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는 제 1악장의 끝부분 가까이에서 나오는데, 이걸 살리느라 오케스트라는 아예 멈추든지 부분적으로 조용히 속삭이듯 연주하고, 그 동안 독주 악기의 주자, 다시 말해 기교파는 자기가 그 악기로 그 주제에서 보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보여준다. 당연히 카덴차는 광상, 정열, 환상적이다.

옛날에는 카덴차의 위치만 악보에 표시된 채 악보 없이 연주자가 자기의 능력대로 카덴차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연주자가 자기의 솜씨로 작품을 쓴 작곡가만큼의 솜씨가 있는 듯이 행세하는 것에 작곡가가 신물이 났는지 점점 작곡가가 아주 어려운 카덴차를 써 놓게 되었다. "어디 얼마나 솜씨가 있는지 이 걸 한번 연주해 봐! " 라고 적혀있는 셈이다.

카덴차의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만족스럽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때는 잘게 떨면서 여운을 만들어 원래의 주제로 돌아가기도 하며 협주곡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다시 끼어들게 된다.

이상이 카덴차의 모든 것인 셈이다. 어느 작곡가는 아예 작곡을 안 하기도 했고, 어떤 작곡가는 매우 어렵게 써 놓고 악기와 연주자의 솜씨를 뛰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카덴차가 항상 멋진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아주 뛰어나게 아름답다. 아니 눈부시다. 그리고 최하로 봐도 언제나 재미있는 부분이다. 협주곡 중에는 연주자가 카덴차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연주자는 어떤 협주곡에서 원래의 카덴차가 아닌 자기가 만들어낸 카덴차를 쓰는 수가 있는데 그것을 연주하게 될 때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
소나타(Sonata)는 또 뭘까 ? ]

 

소나타를 설명하자면 나도 별 수 없이 구태 의연한 방법을 설명해 야 할 것 같다. 칸타타(Cantata)가 성악 작품이라는 뜻이듯 소나타는 기악 작품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원칙대로 하자면 모든 기악 작품은 소나타인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소나타는 그게 아니다. 오늘날 소나타라고 하는 것은 한 개 혹은 몇 개의 악기를 위한 어떤 특정한 작곡 형식을 말한다. 이제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소나타라는 말이 갖는 양면성을 확실히 알아보자. 원래는 악곡 전체가 소나타이니까 교향곡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소나타이고, 3중주 곡은 세 개의 악기를 위한 소나타, 4중주는 네 개의 악기를 위한 소나타인데, 왜 한 개(혹은 몇 개)의 악기만을 소나타라고 부르는가?

소나타라는 말은 아무데나 붙는 것이 아니고, 오케스트라이건 4중주 작품이건 그 제 1악장이 소나타형식으로 되어 있어야만 한다. 드디어 혼동되기 시작한다. 한 개 (혹은 몇 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을 소나타라고 부르는 게 요즈음의 용어이다.

원래는 기악곡 전체가 소나타였지만, 네 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은 소나타라고 부르는 대신에 4중주 라고 하고,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은 교향곡이라고 한다. 그런데 모두 제 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 무슨 소리 인가?

이제부터 풀어보자. 우선 음악에는 소나타 형식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일정한 틀에 의한 주제와 빠르기의 배열을 뜻한다. 교향곡과 4중주 같은 많은 음악 작품들이 제 1악장에 이 소나타 형식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한 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은 사실상 그 첫 악장만이 진짜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도 전체를 소나타라고 부른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 1악장에 적용되는 형식을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라고 부르고, '소나타'라는 말은 한두 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좁게 해석하는 게 좋다. 그래서 이제는 쉽게 얘기할 수가 있다. 교향곡은 첫 악장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되어 있고 4중주도 첫 악장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소나타도 그 첫 악장은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애초에 한 개나 몇 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에 소나타란 말 대신 전혀 다른 단어를 붙였더라면 간단했을 텐데...  그러면 이제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앞의 교향곡 부분에서 많이 설명했지만 다시 한번 해보자면, 우선 제 1주제가 소개되고 다음엔 그와 대조되는 제 2주제가 이어진다. 1주제는 도미솔이고, 2주제는 도레미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 두 주제를 합해서 A라고 한다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에서는 이 A부분이 자꾸 반복된다. 그래야만 듣는 사람의 마음속에 음악의 주제를 확실히 심어줄 수 있게 되는데 이 A부분을 '도입'이라고 부른다.

다음에는 '전개' 부분이 나오는데 그것을 B라고 부르자. 여기서 작곡가는 도미솔과 도레미로 대표되는 멜로디의 주위를 맴돌며, 갖가지 변화를 나타낸다. 더 느려지기도 하고 더 빨라지기도 하며 거꾸로 가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변한다. 이렇게 B의 부분이 지나면 다시 A부분으로 돌아간다.
몇 가지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어서 사실상 A부분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작품 전체가 A-B-A의 순서로 배열되는 것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다.

그러면 이제 소나타로 돌아가자.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 아닌 한 개 혹은 한두 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서의 소나타 말이다.

물론 여러 악장이 있고,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인 제 1악장 외에 보통은 2, 3, 어떤 때는 4악장까지 소나타의 형식으로 지속될 경우도 있다. 그리고 소나타 형식은 대체로 교향곡에서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루어져, 작곡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전체를 구성한다. 여러 악장들은 대개 속도로 대비가 된다. 1악장은 빠르거나 생동감이 있고 제 2악장은 교향곡의 제 2악장처럼 대체로 느리다. 그리고 제 3악장에서는 2악장과 대조를 이루도록 다시 빨라진다.

소나타는 한 개의 악기 위주로 씌어진 것이므로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멜로디와 리듬, 악장들 간의 대비, 혹은 서로의 얽힌, 또는 단순한 전개를 제시한다. 그러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같이 두 개의 악기를 쓸 때는 두 악기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도 대비 효과에 쓰인다.

이 정도면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고 소나타가 지닌 두 가지 의미도 이해가 가리라 믿는다. '소나타' 란 한 개 혹은 몇 개의 악기를 위한 음악이며, 교향곡에서 독주에 이를 여러 작품에 사용되는 음악 형식은 '소나타 알레그로' 라고 부르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 불편하게도 그냥 소나타라고 한다. 한가지 더, 소나타 형식 그러니까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 왜 그리 많이 쓰이느냐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답은 추측과 가정일 수 밖에 없다. 거의 모든 예술과 또 일상 용품에 이르기까지 어떤 형태가 정립이 된 것은 보기에 좋고, 편하고, 손에 맞고, 실용적인 면으로 적용되며, 또 변형된 결과가 지금의 형식인데, 다수가 만장 일치로 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나타 역시 듣는 사람은 많은 것을 얻고 작곡가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충분한 범위를 가진 형식으로 발전된 것인데, 조금 배열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그것이 일반적인 형식으로 될 수 도 있었던 일이다.

소나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코다(Coda)' 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여러분도 들어 봤음직한 이 코다란, 교향곡이나 소나타 혹은 그 외 어떤 음악이건 첫 악장의 끝에 붙어 있는 부분이다. 물론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 코다가 없을 수도 있다. 코다라는 말의 뜻은 '꼬리'이며, 작품에서 확실하게 끝났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옛날 정통 서부 영화를 보면 끝 장면은 거의가 주인공이 말을 타고 석양을 향해 떠나는 것인데 이게 말하자면 코다인 셈이다.

'
머리 긴 아저씨들'의 음악에서도 이런 것이 끝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중요성이 있었고, 또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길 기껏해야 어떤 악장이 끝난다는 표시일 뿐이니 별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단 쓰이는 용어이고 보면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모든 교향곡과 소나타 에서 첫 악장의 끝에 코다를 쓰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작품에서 쓰이고 있다.

 

 

[7] 클래식 초보 강좌 2


[
콘체르토 그로소는 협주곡과 무슨 관계가 있나 ? ]
[
작은 음악의 형식들 ]
[
여러가지 춤곡 ]
[
파사칼리아(Passacaglia)와 샤콘느(Chacone) ]
[
서로 이름이 바뀌어도 모를 형식 ]


[
콘체르토 그로소(Concerto Grosso)는 협주곡(Concerto)과 무슨 관계가 있나 ? ]

협주곡을 현대적인 개념으로 해석하는 한 콘체르토 그로소는 협주곡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니 혹시 음악회 프로그램에서 그런 말이 나와도 협주곡과 비슷한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콘체르도 그로소의 정의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조곡이 일련의 작은 춤곡들을 모은 것이며 18세기 까지는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콘체르도 그로소는 오늘날의
협주곡보다는 오히려 조곡에 더 가깝다.

다시 말해 콘체르도 그로소는 여러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악장들은 대개가 춤의 형식이며 협주곡에서의 독주 악기같이 작은 그룹의 독주 악기들이 두드러진다. 이 작은 그룹은 보통 몇 개의 현악기들이거나, 현악기와 목관 악기들, 혹은 그냥 목관 악기만 쓸일 때도 있다. 나머지 오케스트라는 거기에 맞추어 반주를 하거나 어떤 때는 그에 대비되는 연주를 한다.

그 수준은 모차르트 협주곡에서 거론한 바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대조로, 명확하고 강조된 것이다. 이 때의 독주 악기 그룹은 콘체르티나(Concertina)라고 불렀고 오케스트라까지 합쳐서 콘체르도 그로소라고 불렀는데 결국 그 이름이 작품 전체의 이름으로 된 것이다.

그런데 음악의 여러 형식이 발전하면서 작곡가들은 소나타 형식이 작곡하기에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곡 의도를 더욱 만족시키고, 더 드라마틱하며, 새로운 형식에 적응하기가 쉬웠다. 따라서 콘체르도 그로소는 소나타에 밀려 인기를 잃게 되었다. 그런데 현대의 작곡가들이 고전 형식은 물론 이전의 형식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가져, 이제까지 거의 잊혀졌던 콘체르도 그로소 형식도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

교향곡이 18세기 후반에서 오늘날까지 작곡가들을 대표하듯, 콘체르도 그로소는 18세기 전반의 작곡가들을 대표한다. 헨델은 교향곡을 쓰지 못했지만 훌륭한 콘체르도 그로소를 많이 썼고 그 작품들은 교향곡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었다.

여러분도 콘체르도 그로소를 들어보면 몇 곡은 아주 좋아하리라 믿는다. 협주곡같이 들리지만 오늘날 인기 있는 협주곡들에 비해 흑과 백의 대립과 같이 심한 대조가 나타난다. 그 중에서 권할만한 곡은 바하의 '브란덴 부르크 협주곡' 인데 한가지 미리 말할 것은 요즈음 인기 있는 음악을 실컷 듣고 난 뒤에야 더 멋지게 들린다는 사실이다.

현대의 협주곡을 듣고 난 뒤 그 속에 있는 묘기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 '브란덴 부르크 협주곡' 을 들어보면 아주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작은 음악의 형식들 ]

음악의 형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히 교향곡, 협주곡, 조곡, 서곡, 교향시 같이 큰 덩어리만 생각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외에도 아주 많은 형식의 작품이 있고 또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떤 것은 독주용으로 또 어떤 것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기악곡 전반에 걸쳐서 두루 사용된다.

이제부터 이야기할 형식들은 대개가 아주 자유로운 형식이다. 작곡가들은 짤막한 작품을 위해 이러한 자유로운 형식을 택해서 형식과 규칙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용어들도 대다수가 비슷비슷한 뜻이어서 서로 바꿔 써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제부터 나오는 형식은 여러분이 음악을 듣는데 사전 지식을 별로 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연습곡'하면 피아노 렛슨용 음악으로 따분하리라 생각하겠지만 그 누군가가 마음만 먹었다면 그것은 연습곡(Etude)이 아니라 전주곡(Prelude) 혹은 야상곡(nocturne)이라고 불렀어도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럼 소품형식을 살펴보자.

[
여러가지 춤곡 ]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음악은 그 기본 요소가 춤과 노래이다. 그리고 옛날의 조곡 같은 형식의 음악에서는 특정한 춤곡 형식을 모아 놓았다는 것도 알아보았다. 교향곡도 고전적인 의미에서 보자면 한 악장은 철저하게 춤곡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다루는 작곡가와 그 외의 수많은 작곡가들은 전체적인 솜씨와 노력으로 춤곡 형식의 음악을 작곡하여 그것을 트로트(fox trot)니 왈츠(waltz)니 하고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쇼팽의 피아노 작품 중에는 왈츠,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등이 있는데 아주 자유로운 형식으로 씌어진 작품들이지만 특정한 춤곡 형식의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것을 춤을 추기 위해 만든 음악은 아니다. 작곡가들은 단순히 자기의 영감을 표현하는 방법의 한 가지로 리듬을 사용한 것이고, 쇼팽의 왈츠들은 '피아노를 위한 작음 음시' 또는 '연습곡' 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다만 쇼팽이 그걸 왈츠라고 명명했을 뿐이다.

옛날에는 흔하던 춤곡 형식이 이제는 사라져 버렸다. 파란돌(Farandole) 부레(Bouree) 라볼타(Lavolta) 파세피에(Passepied) 샤콘느(Chacone) 파사칼리아(Passacaglia) 그리고 수많은 춤곡들이 역사 속에 사라졌고, 몇 개는 지구상의 어느 한두 지방에만 남게 되었다.

쇼팽의 폴로네이즈나 마주르카처럼 이런 춤곡들이 심각한 작품에 사용될 경우에는 대개 멋지게 장식되고 또 작곡가의 이상에 따라 변형된다. 현대의 작곡가 들도 현대의 춤곡을 심각한 작품으로 만들 때는 똑같이 변형을 시킨다.

[
파사칼리아(Passacaglia)와 샤콘느(Chacone) ]

이 두가지 춤곡 형식을 특별히 언급하려는 이유는 그나마 가끔 음악회 프로그램에 나오기 때문이다. 둘 다 옛날 3박자의 장중한 춤곡이다. 그 형식은 지속적인 저음부가 짧은 멜로디를 끝없이 반복하고 그 위에 갖가지 형태의 멜로디와 장식음들이 저음과 대위적으로 어울린다.

이 곡들을 피아노로 연주한다면 왼손으로는 저음부를, 나머지는 오른손으로 치게 된다. 만일 오케스트라로 연주한다면 악기 중에는 깊은 소리가 나는 악기들이 저음부를 맡고 나머지는 연주 곡으로 조화를 이룬다.

바흐는 원래 바이올린을 위한 멋진 샤콘느를 작곡했는데, 그것이 이제는 오케스트라나 피아노, 또는 오르간으로도 연주되고 있다. 듣기에 멋진 이 곡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저음부가 아주 재미있는 효과를 내는데 어떤 때는 강하게, 어떤 때는 거의 뚜껑이 덮인 듯한 소리도 내고 때로는 장식음에 어울리기도 한다. 그러나 약하게 소리를 내기는 해도 저음부는 언제나 지속된다.

우리는 샤콘느와 파사칼리아를 그래 그거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몇 가지 본질적인 차이는 있지만 그건 전문가들이 알아야 할 일이고 우리는 신경 쓸 것 없다. 다만 옛날의 춤곡들이 작곡가에 의해 어떻게 멋들어진 작품으로 나타났느냐 만 알면 된다.

라벨의 '볼레로(Bolero)'야 말로 멋들어지게 변형된 춤곡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그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Pavanne for Dead Princess)'는 지독하게 슬픈 제목이지만 역시 멋진 춤곡이다.

드뷔시는 유명한 '(Dances)'을 작곡했는데 원래는 하프와 작은 오케스트라용이지만 교향악단의 연주로도 나온다. 드보르작은 여러가지 '슬라브 무곡' 을 작곡했는데 폴카, 왈츠, 프리안츠(Furiants) 등의 춤 이름이 붙어 있고,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은 두 개의 피아노를 위한
곡이었지만 바이올린이나 대규모 오케스트라에 의해서 연주되기도 한다.


[
서로 이름이 바뀌어도 모를 형식 ]

-
세레나데 (Serenade) : 소야곡

세레나데를 노래라고 생각하면, 달 밝은 밤과 꽃으로 덮인 발코니, 그리고 사랑스런 여인의 모습이 떠오르겠지만 세레나데라는 기악형식은 축제나 잔치 같은 데서 저녁 때 연주하는 곳이란 뜻 외에는 없다.

저녁 때 연주할 곡이니까 세레나데라고 붙이는게 멋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작곡가의 마음대로 붙인 이름이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는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Eine Kleine Nacht Musik)' 라는 세레나데를 만들었는데 제목은 소야곡이라는 뜻이다. 무엇 때문인지 저녁에 모여서 즐기고 있을 때 작은 규모의 악단이 연주하도록 만들어진 곡이지만 발코니에 서 있는 여인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

-
기상곡 (Caprice)

이건 일종의 즉흥곡(Imprompu)인데 그 만큼 형식을 벗어난 자유로운 곡이며 대개는 독주용으로 멋들어진 솜씨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여러분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고 가정하고 기존의 어떤 곡을 치기 전에 한 번 생각나는 대로 피아노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멋을 부려본다고 하면 그걸 기상 곡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너무 좋아서 그걸 다시 악보에 옮겨 적게 된다면 제목은 기상 곡 제 1번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별것 아니게 생겨난 음악형식이 아주 인상적인 음악의 기초가 되는 것은 음악의 역사에서는 흔한 일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이탈리아 기상 곡(Capriccio Italien)'은 어떤 특정한 형식 없이 생동감 넘치고 자유롭고 유쾌한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이탈리아가 이런 기분이리라!' 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아무튼 기상 곡은 대개가 밝고 유쾌하고, 활발하며 자극적이다.

-
환상곡 (Fantasy)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는 접어두고 오늘날의 환상곡은 표제 서곡 같으면서도 더 자유로운 형식을 가진 곡을 말한다. 대개는 오페라는 다름 음악극, 혹은 다른 음악작품에서 내용을 취하는데 선택한 주제에 대해 특수한 변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 자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 같은 느낌이다.

아마 월트 디즈니가 만는 영화 '판타지아' 야 말로 환상곡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여러 음악이나 음악 극의 부분을 따서 새로운 해석을 위한 영상과 함께 보여주는 훌륭한 영화이다. 환상곡은 또한 작은 교향시라고도 할 수 있다.

-
광시곡 (Rhapsody)

이 형식은 용어가 뜻을 잘 설명하는 것 같다. 광시곡은 바로 작곡가가 무엇인가에 취했거나 깊은 무아지경 에서 나왔다는 소리인데, 지금은 대개 민속 무용이나 민속적인 멜로디에서 기초된 작품에 이 용어를 쓰는 것 같다. 원래는 그리스어로 서사시의 일부분이나 몇 부분 뽑아서 모은 것을 뜻한다.

그러다 보니 영웅의 전설이나 민속, 민족주의와 연결되었다. 이 형식을 대중화시킨 것은 아마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일 것이다.

이 곡은 원래대로 피아노 곡으로 즐길 수 있고 또 리스트 자신이 직접 편곡한 대로 오케스트라의 감동으로도 즐길 수 있다. 또 한 곡 예를 들면 에네스코(Enesco) '루마니아 광시곡' 인데 그 중 제 1번이 가장 유명하다.

광시곡이 언제나 민족주의와 관계되어 쓰여진 것은 아니다. 그런 특정한 기초 없이 생겨난 자유로운 작품도 많은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랩소디 인 블루 (Rhapsody in Blue)'일 것이다. 이 곡은 랩소디란 말 대신에 다른 '어떤 인 블루' 가 될 수도 있었는데 거쉰(Gershwin)은 속으로 접속곡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리스트적인 것을 생각한 것은 틀림이 없어서, 헝가리의 냄새까지
도 끼어든 것 같다.

-
토카타 (Toccata)

특별히 토카타를 뽑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흐의 최대 히트곡이 '토카타와 푸가 d단조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이기 때문이다.

토카타는 빠르게 질주하는 특징을 가진 작곡 형식으로 연주자의 뛰어난 능력이 요구된다. 글자 그대로는 '치는 음악(touch Piece)' 라는 뜻인데 건반 악기를 위한 작품이라는 것이 원래의 뜻이다
.
바흐의 음악에서 토카타는 크고 인상적인 푸가 작품의 막을 올리는 역할을 하는 소규모 전주나 서곡인 셈이다. 바하의 유명 작품들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보면 더욱 훌륭하다. 그러나 물론 원래 씌어진 대로 오르간의 연주를 들어도 가슴이 떨리게 만든다.

바흐의 음악에서는 '토카타와 푸가' 말고도 '전주와 푸가' '파사칼리아와 푸가' '판타지와 푸가' 등이 계속 나오는데 모두 푸가를 시작하기 위해 앞에 뭔가 있다는 소리다. 즉 푸가의 복잡하고 다양하고 흥미 진진함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그 앞에 짤막한 서곡이나 전주를 붙인 것이다.

-
연습곡 (Etude)

여러분은 대개 독주 악기의 작품에 '연습곡' 이라는 소리가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쇼팽의 피아노 곡이 많이 있다. 글자의 뜻은 '공부(Study)' 라는 뜻인데, 어쩌면 작곡자가 자기가 좀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기 위해 만든 것인지도 모르고, 아니면 한 가지 멜로디를 여러 방법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작곡자는 이것을 어떤 악기를 위한 공부와 연습인 듯 연습곡이라고 붙인 것이다. 쇼팽의 연습곡처럼 이런 작은 곡들이 중요한 작품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 붙은 이름이 연습곡일 뿐이지 원한다면 전주곡, 환상곡, 기상곡, 세레나데 등 뭐라고 붙여도 좋다.

-
전주곡 (Prelude)

이것은 서곡(Overture)과 아주 비슷하다. 그래서 오페라나 칸타타, 푸가, 혹은 다른 어떤 작품을 소개하기 위한 형식 이며, 뒤에 나오는 본론 중에서 몇 부분을 뽑아 만들기도 하고, 단순하게 본론을 위한 분위기만 조성하는 수도 있다.

이것이 서곡의 기능이며 어떤 악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바그너는 자기의 오페라(음악 극)에 전주곡을 썼는데 (Vorspiel이라고 불렀다.) 전체 작품의 서곡으로 쓰기도 하고 한 막의 전주곡으로 쓰기도 했다.

그래서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and Isolde)' 의 전주곡은 전체 오페라의 막이 오르기 전부터 막이 오른 직후까지 연주되지만, '로엔그린(Lohengrin)' 3막 전주곡은 제 3막을 위한 서곡이다. 젊어서는 '서곡'이란 말을 더 많이 쓰던 바그너가 후기 작품에서는 '전주곡(Prelude)'란 용어를 더 많이 썼다.

바하는 칸타타에서 전주곡을 썼고 '코랄 전주곡(Choral Prelude)' 이라 불렀는데 칸타타가 공연되기 전 오르간으로 연주되었다. 그렇게 하면 교회 안에 모인 사람들은 곧이어 칸타타의 합창으로 나올 멜로디에 익숙해져서 나중에 따라 부르는 것이었다.

이렇듯 전주곡은 그 말의 뜻대로 본론의 도입을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전주곡은 본론 없이 저 혼자만 연주회의 곡목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어떤 전주곡은 아예 전주곡 밖에 없는 것도 있다.

쇼팽의 유명한 전주곡은 아주 훌륭한 피아노 작품들로 길이도 아주 다양한데, 다른 음악작품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면서도 전주곡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오히려 쇼팽의 곡들은 표제 비슷한 이야기와 관계되는 경향이 있는데 '빗방울 전주곡'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제목을 보면 쇼팽이 그의 친구인 조르주 상드 부인과 함께 지내던 마요르카 섬의 저택에서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끊임없는 소리를 표현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물론 '빗방울'이라는 별명은 쇼팽이 직접 붙인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일화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붙여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무튼 어디서든 '서곡' 이라고 써 있는 걸 보면, 본론이 있는 서곡도 있지만 서곡만 있는 서곡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곽도종 | 작성시간 07.07.18 잘못 알았던 부분을 많이 수정하여 기억하겠습니다
  • 작성자야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7.18 도종님 감사합니다 자세히 읽기가 쉽지가 않은데.....즐거운 시간 되시어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