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산월 최길준
손을 내밀어도 닿지 않는 저곳
숲은 붉게 타는 단풍으로 아우성이다
노을이 타고 뜨겁던 열정 한 계절도 탄다
바람은 소리 없이 지는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스러져가는 마른 풀들을 일으켜 세운다
강물은 고요히 흐르는데
나무는 활활 불을 지핀 채 물속에 비친
나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허허롭게 잎 떨어뜨린 자신의 마른 모습
머지않아 찾아올 추위와 냉기에 버려질 무관심
잊힌 고독이 더 무서운 것이다
풀벌레 울음소리 멀어지면
하얀 들국화 향기도 사라지겠지
붉은 단풍이 활활 불타는 시월의 가을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