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게시판

구멍난 양말//성낙일

작성자딱따구리|작성시간03.01.05|조회수51 목록 댓글 0
        
                구멍난 양말
        
                                성 낙 일
        
        
        
        
        구멍난 양말들을 몽땅 내다 버렸다
        그저 어떠랴 신고 갔다가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곳마다
        구멍 밖으로 쏘옥 쏙 빠져나가던 자존심을
        부랴부랴 발가락 밑으로 끌고 내려가 땜질하던
        그놈의 애물 같은 양말들을 몽땅 내다 버렸다
        
        
        속 시원하다하고 앉아서 발을 뻗는데
        비죽히 웃자라난 발톱, 모른 체 빳빳하게 
        고개를 쳐든다
        제 발톱 하나 다듬을 줄 모르고 
        구멍난 양말만 부끄러웠다
        툭 불거져 나온 발톱
        어쩌면 저리 영악하게 내 눈을 가렸을까
        
        
        내 발을 감싸던 양말처럼
        온전히 내 치부를 감싸 안던 사람들에게
        나는 발톱 같지는 않았나
        다듬지 않아서 웃자라난 발톱처럼
        빳빳하게 고개를 쳐든 자존심으로 하여
        드러난 그의 상처를 다시 발 밑으로 뭉개고
        등돌린 적은 없었나
        
        
        제때 손질 못한 발톱으로 해서
        내게 쓰임이 다해 버려진 양말
        오늘은 무엇이 자꾸만 부끄럽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