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과 격언 <더 알아보기>
1) 言에 勿異於行하고 行에 勿異於言하라.《지봉집(芝峯集)》
언에 물이어행하고 행에 물이어언하라 : 말은 행동과 다르게 하지 말고, 행동은 말과 다르게 하지말라.
2) 無道人之短하고 無說己之長하라.《명심보감(明心寶鑑)》
무도인지단하고 무설기지장하라 :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의 장점을 말하지 말라.
3) 附耳之言을 勿聽焉하고 戒洩之談을 勿言焉하라.《연암집(燕巖集)》
부이지언을 물청언하고 계설지담을 물언언하라 :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은 듣지 말고, 누설하지 말라고 부탁할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말라.
<해설>
1) 言 勿異於行, 行 勿異於言(말씀 언/말 물/다를 이/어조사 어/행할 행/행할 행/말 물/다를 이/어조사 어/말씀 언)
- 言 : 말, 한문은 품사가 변하더라도 형변화가 없는 고립어이다. 言이 ‘말’이라는 명사와 ‘말하다’의 동사로 쓰일 수 있지만, 글자는 그대로 ‘言’인 것이다. 여기서는 말과 행동을 비교하는 것으로 명사로 쓰인 것이다.
- 勿 : ~마라. 금지의 뜻이다.
- 異 : 다르다. 勿뒤에 쓰인 본동사로 ‘다르게 하다’로 해석된다. 勿異:다르게 하지 마라.
- 於 : 어조사. 쓰임에 따라 ‘~에서’, ‘~에게’, ‘~에 비해서(~보다)’ 등의 뜻으로 쓰이는데, 이 문장에서는 言과 行을 비교했을 때 서로 다르게 하지 말라는 것이므로 ‘~에 비해서’ 즉 ‘과(비교해서)’의 뜻으로 해석된다.
☞ 言行一致(언행일치)
2) 無道人之短, 無說己之長(없을 무/길 도/사람 인/어조사 지/잛을 단/없을 무/말씀 설/몸 기/어조사 지/길 장)
- 無 : 윗 문장의 勿처럼 금지의 뜻. ‘~마라’
- 道 : 보통 ‘길’의 뜻으로 사용되지만, 여기에서는 ‘말하다’의 뜻
- 人 :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
- 之 : ~의
- 短 : 단점(短點)의 뜻. 남보다 잛은 것.
- 說 : 말하다.- 己 : 자기(自己), 자신(自身) 기
- 長 : 장점(長點). 남보다 긴 것.
☞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는 것은, 남의 결점을 들춰내어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의 단점에 대해서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 혹 자기도 그런 결점이 있는지 반성해보고 있으면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는 떠벌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질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자신에게 장점이 있다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묵묵히 장점을 키워나가면 된다. 이 구절은 최자옥의 좌우명에 나오는 것으로 자기반성을 위한 경구를 오언시로 쓴 것이기 때문에 자기 수양의 관점에서 의미를 파악해 보아야 한다.
3) 附耳之言 勿聽焉, 戒洩之談 勿言焉.(붙을 부/귀 이/어조사 지/말씀 언/말 물/들을 청/어조사 언/경계할 계/샐 설/어조사 지/말씀 담/말 물/말씀 언/어조사 언)
- 附耳之言 : 귀에 붙은 말. 귀에 대고 비밀스럽게 말하는 귓속말
- 勿聽 : 듣지 마라. 聽(들을 청)은 소리가 잘 들리도록 귀를 기울여 듣다의 뜻으로 자동사이고, 聞(들을 문)은 소리가 귀로 들어가다→들리다의 뜻으로 타동사이다.
- 焉 : 평서형 종결사로 쓰이는데, 也(야)나 矣(의)와 달리 焉은 ‘於之(어지)’의 축약형으로 쓰인다. 於가 ‘~에’, 之는 여기에서 대명사로 쓰이므로 ‘그것에 (대해서)’로 풀이된다. 따라서 勿聽焉은 즉 귀에 대고 하는 말 ‘그것에 대해(또는 그것을)’ 듣지 말라는 것이다.
- 戒洩之談 : 샘(새나갈 것을)을 경계하는 이야기. 즉 새나가면 안되는 비밀스런 이야기
☞ 남이 알까 두려운 일은 애초에 듣지도 말하지도 말아야 한다.
<참고자료>
1) 言 勿異於行, 行 勿異於言
출처 : 《지봉집(芝峯集)》<卷之二十九> (雜著, 警語雜編)
☞ 지봉집에서 29권은 잡다한 글을 모아놓았는데, 그중 警語雜編 부분은 경구(警句)를 모아놓은 부분이다.
言勿異於行。行勿異於言。言行相符。謂之正人。言行相悖。謂之小人
말은 행동과 다르게 하지 말고, 행동은 말과 다르게 하지 말라. 말과 행동이 서로 부합하는 사람을 올바른 사람(正人)이라 이른다.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는 사람을 소인(小人)이라 한다.
2) 無道人之短, 無說己之長
출처 : 《명심보감(明心寶鑑)》, 《文選(문선)》<卷二十八>
☞ 문선 28권에 銘(명: 금속이나 돌에 새긴 글)을 모아놓은 부분에 후한 시대 최자옥의 좌우명이 실려있다. 위 구절은 좌우명의 시작 부분이다.
☞ 좌우명(座右銘)의 유래
좌우명의 시작은 원래 문장(文章)이 아닌 술독이었다고 한다.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하나였던 제(齊)나라 환공(桓公)에겐 묘한 술독이 있었다. 비어 있을 때는 비스듬히 기울었다가 반쯤 차면 바로 서고, 가득 차면 엎어졌다. ‘가득 차면 뒤집힌다’는 ‘만즉복(滿則覆)’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환공은 이 술독을 늘 자리 오른쪽에 두고 교만을 경계하고자 했다. 훗날 환공의 묘당(廟堂)을 찾았던 공자(孔子)가 이를 보고 제자들에게 이르기를 “공부도 이와 같다. 자만하면 반드시 화(禍)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후한(後漢) 시대 학자 최원(崔瑗, 호 子玉)은, 서예로 이름을 날렸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고, 자신의 형이 괴한에게 피살되자, 형을 살해한 사람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처단해 옥에 갇히는 등 굴곡 많은 삶을 살았다.
그런 연유로 그는 자리(座)의 오른쪽(右)에 일생의 지침이 될 좋은 글을 쇠붙이에 새겨 놓고(銘)생활의 거울로 삼았다. 이것이 좌우명이 세상에 퍼지게 된 유래다.
文選卷二十八 座右銘 崔子玉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마라.
無說己之長(무설기지장) 자기의 자랑을 하지 마라.
施人愼勿念(시인신물념) 남에게 베푼 것은 잊어버려라.
受施愼勿忘(수시신물망) 은혜를 받았으면 잊지 마라
世譽不足慕(세예불족모) 세상의 명예에 연연하지 마라.
唯仁爲紀綱(유인위기강) 오직 인으로 기강을 삼아라.
隱心而後動(은심이후동) 마음으로 다진 후 행동하라.
謗議庸何傷(방의용하상) 비방한들 어이 손상을 받겠는가.
無使名過失(무사명과실) 명분만 세워 과오 하지 마라.
守愚聖所藏(수우성소장) 어리석음을 지키고 성인의 착함을 간직하라.
在涅貴不淄(재열귀불치) 진흙 속에 있어도 물들지 마라.
曖曖內含光(애애내함광) 어둠 속에 있더라도 빛을 간직하라.
柔弱生之徒(유약생지도) 유하거나 강하지 않음이 삶의 길이다.
老氏誡剛强(노씨계강강) 노자는 강강을 경계하라 했다.
行行鄙夫志(행행비부지) 느긋하게 행동함이 범인의 길이다.
悠悠故難量(유유고난량) 유유함으로 헤아리기가 어렵다.
愼言節飮食(신언절음식)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라.
知足勝不祥(지족승불상) 만족을 알고 상서롭지 못한 것을 극복하라.
行之苟有恒(행지구유항) 행동함에 항상 떳떳하라.
久久自芬芳(구구자분방) 오래도록 스스로 향기롭게 하라.
3) 附耳之言 勿聽焉, 戒洩之談 勿言焉
출처 : 《燕巖集(연암집)》〈卷之五〉
☞ 연암집 권5의 영대정 잉묵 척독(映帶亭賸墨○尺牘)중에서 仲玉(중옥)에게 화답한 글에서 나오는 구절이다.
答仲玉
附耳之言。勿聽焉。戒洩之談。勿言焉。猶恐人知。奈何言之。奈何聽之。
旣言而復戒。是疑人也。疑人而言之。是不智也。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은 애초에 듣지 말아야 할 것이요, 발설 말라 하면서 하는 말은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니, 남이 알까 두려운 일을 무엇 때문에 말하며 무엇 때문에 들을 까닭이 있소?
말을 이미 해 놓고 다시 경계하는 것은 상대방을 의심하는 일이요, 상대방을 의심하고도 말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