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데비(Nanda Devi), 이름을 풀자면 기쁨의 여신이며 한자로 구태여 말하자면 지복(至福)의 여신이다. 현재 가르왈 히말라야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르왈 히말라야 전체에서 가장 높은 제 1봉으로 해발 7816미터에 이른다.
본래 고대로부터 인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신성하게 대접을 받아왔으나 인도가 시킴왕국을 합병함으로서 캉첸중가에 밀려 2위봉으로 내려앉았다.
주변에는 북쪽으로 해발 7756미터의 카메트(Kamet)를 비롯해서 동쪽으로는 그 유명한 6864미터의 창가방(Changabang)과 7066미터의 두나기리(Dunagiri)가 있다. 이 모든 봉우리들은 조시마트에서 진행하는 경우 대부분 선명하게 만날 수 있으나 동쪽에서 접근하는 경우 쉽게 만나지 못한다.
인도 정부가 1982년 11월 난다 데비 봉을 중심으로 800평방 km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후, 조시마트 쪽의 길을 닫아버렸다. 이제 뒤 세대는 특별한 허가를 얻지 않고는 이 길을 끝까지 들어설 수 없다.
난다데비는 험준하다. 8천이 넘지 않는 산이되 계곡은 그 어느 산보다 깊고 험하다. 날씨 또한 예측불허다. 가스, 비, 눈, 바람 등이 다가온다. 난다 데비는 바로 죽음을 담보로 길을 걷는 지옥의 입구다
동(東) 가르왈 히말라야의 산봉우리에 주어진 난다데비라는 이름은 바로 히말라야 산신의 딸이자, 쉬바의 아내인 파르바티를 일컫는다. 가르왈과 쿠마온 지역의 원주민들은 파르바티를 오랫동안 난다데비라고 불러왔다.
쉬바신과 파르바티, 즉 난다데비는 결혼 후에 가르왈 히말라야에서 주로 살았다. 가르왈 히말라야에는 그들의 발자취가 여기저기 남아있기에 많은 사원, 강물, 호수에 난다라는 이름이 꼬리표처럼 붙어있다.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곳은 시크교도들의 성지 햄꾼드(Hemkund)와 이름이 유사한 해발 4061미터의 홈꾼드(Homkund)로 조시마트의 동남쪽에 위치한다.
가르왈의 판와르 왕조와 쿠마온의 챤드 왕조는 난다 데비를 왕실의 수호신으로 모셨다. 양측 왕조 모두 공주, 왕의 여자 동생, 그리고 왕가의 여자들은 ‘드이아니’라고 부르며, 난다 데비의 신상처럼 숭배되었다.
그들이 바라보는 가르왈 최고봉인 이 산이 왜 지복과 기쁨이었을까. 역시 칩코와 같은 맥락이리라. 무조건 제공하는 어머니. 산으로부터 강물을 흘러와 비옥한 옥토를 일구도록 도와주고 풍부한 나무열매와 땔감 등을 조건 없이 선물하는 어머니. 난다데비로 향하는 사람들은 그 기쁨의 현장을 바라보기 위함이다.
난다데비의 샥티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전해져 온다. 우디오트 라자(1678-1698)는 알모라(Alomora)에 난다데비에게 헌정되는 아름다운 신전을 세웠다.
훗날 이 지역을 관할하는 무지한 영국인 통치자에 의해 신전은 파괴되었다. 그리고 이 지역을 탐험정찰을 나섰다가 그는 눈이 아주 멀어버렸다. 현지 인도인들은 샥티 개념을 이야기하고 사원을 다시 건립해야 한다고 충고했고, 사원이 재건되던 날, 그는 잃었던 시력을 되찾았다.
난다데비는 샥티[힘]을 가지고 있고, 그 힘을 무례한 정복자 이국인과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에게 슬쩍 내비친 것으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목숨을 빼앗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비록 그가 당한 일이 설맹(雪盲)이었다 해도 암흑 속을 한동안 헤매야했던 영국인은 두려웠으리라. 그가 아직도 보이지 않는 눈으로 다시 건립된 사원으로 들어가 더듬거리며 향을 들고 뿌자에 참여하는 모습은 상상 만해도 그럴 듯하다.
그리고 그에게 문득 되찾아온 광명. 사람들은 오늘까지도 이 난다데비 일대에는 마하샥티, 위대하고 커다란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 샥티를 느끼기 위해서, 샥티에 세례를 받기 위해 사람들은 순례를 온다.
임현담 - 히말라야 기행(가르왈 히말라야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