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김지향-
나무가 언덕을 데리고 내 귀에 와서
두근두근 귀를 두드린다
언덕에 내가 나와 심어지고
달빛 한 꼬챙이가
내 발부리에 꽂힌다
내 발이 새파랗다
나무는 겨울 나무는 천 개의 손으로도
내 발의 푸르름을 닦지 못하고
만 개의 눈으로도
내 푸름의 깊이를 보지 못한다
그러나
나무는 겨울 나무는 밤마다 나의
깊이를 재려
나의 귀에 와서
그 짧고 마른 손으로
두근두근
내 귀의 높은 층계를
깨뜨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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