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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詩(김지향)

[김지향]안개 속에서/김지향

작성자양재건|작성시간26.06.19|조회수13 목록 댓글 0

-안개 속에서/김지향


그녀는 밤마다 
귀 떨어진 달빛 속을 달리고 있었어 
잘려 나간 들 끝에 
한 발이 매달려 있었어 
넘어지는 산의 뼈에 
가슴 한 쪽이 깔리고 있었어 
살을 깎는 바다 물너울에 
한 발목이 잡히고 있었어 
풀잎을 뒤집는 한 무더기 소낙비를 
두 눈에 주워담고 있었어 
하늘을 흔드는 밤 우레를 
두 손바닥으로 잡고 있었어 
소름을 일으켜 세우는 까마귀 울음에 
등골이 붙들리고 있었어 
나무들을 눕히는 회오리에 
머리칼이 휘말리고 있었어 
살을 태우는 장작불 속을 
그녀는 밤마다 온몸으로 달리고 있었어 
그러나 그녀는 죽지 않고 
죽음을 품은 안개를 건너갔어 
드디어 그녀는 이겨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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