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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추천詩

숲/김숙영

작성자양재건|작성시간26.06.23|조회수25 목록 댓글 0

-숲/김숙영-

나무마다 호흡을 품어

숲 전체가 하나의 맥박처럼 뛴다

나는 외길을 따라 들어선다

코가 먼저 반응한다

친구는 공기를 마시지만

나는 단어의 향기를 맡는다

이건 흙 내음, 풀 내음,

껍질과 이파리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냄새를 씻어주는 오묘한 냄새

말의 뿌리에서 피어나는 냄새다

새벽까지 불면에 시를 쓰며

내 언어가 상처처럼 번지던 밤

내 시에선 고약한 고독 냄새가 났는데

이곳에 오니 문장마다 새 잎이 돋는다

발길이 뜸한 길을 따라가다

잘려진 나무 뒤편

이름 없는 비석의 글귀에서

고독의 냄새가 피어올랐다

바람은 오래된 이야기를 실어 나르고

언덕 어딘가에는

시간조차 고개를 숙인 자리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생이 깃들어

융숭한 기운의 빛이 흘러나온다

숲의 품에 안겨 있자니

내 언어가 잎맥처럼 싱싱하다

고독도 어두운 고독이 아니라

생이 흐르는 고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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