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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방식

작성자박숙경|작성시간26.06.12|조회수27 목록 댓글 0

그들의 방식

박숙경


창너머, 맞은편 식당 주인인 듯 한 사내 앞
짧고 날카로운 야옹 따윈 접어버리고
길고 부드러운 야옹을 꺼낸 치즈빛 고양이

오월 끄트머리 햇살이 내려앉아
더 빛나는 털 위로
사내의 손길이 닿자
누워서 배를 드러내놓거나
옆으로, 거꾸로 뒹굴거리며 녹아든다

말랑한 발바닥으로 구름의 꼬리를 당겨보거나
바람의 변주를 좇아다니는 건
더 길어진 오후를 즐기는 그들의 방식

헐렁한 오후가 구름 따라 비스듬히 흘러 홍류동에 닿으면
계곡은 마법에 빠진 것처럼 더 맑은 목소리를 꺼내
여름에 닿을 궁리를 한다

고양이는 오후의 등을 타고 나른하게 흘러내리고
찔레꽃 향에 눈먼 나는 자주 가시에 찔리고

ㅡ리토피아(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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