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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색 정원/ 김종휘

작성자김종휘|작성시간26.06.23|조회수7 목록 댓글 0

유채색 정원

 

김종휘

 

홀로 길을 걸을 때면 그들이 온다

 

벚꽃 사이를 뛰어다니며 노래하는 직박구리

누굴 부르냐고 물으니 한 음 더 높여

꽃구경 왔느냐고 묻는다

 

냇가의 버드나무들 연둣빛 손을 흔들며

뿌연 도시의 허공에 봄을 심는다

죽은 듯 서 있던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새들을 불러들여 살림을 차렸다

 

전쟁의 소문으로 피폐해진 정원은

봄이 오는 길목조차 지키지 못했다

 

지난겨울 봄이 올 것 같지 않다고

달나라로 떠났던 계수나무가 돌아왔다

어딜 가나 시끄럽긴 마찬가지라며

붉은 손 슬쩍 내민다

 

새벽에 다녀간 봄비로 냇물 안은 파릇하다

비둘기들 냇가에 앉아 청둥오리 노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출처] 시작시인선 0565 김종휘 시집 『유채색 정원』|작성자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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