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너에게 가고 있다
김백
네가 오지 않는 저녁에도 나는 불을 켠다
멀리서 흔들리는 가로수의 그림자마다
너의 숨결이
내 마음이 일어선다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시간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서 천천히 방향을 바꾼다는 것을
아무도 오지 않는 골목 끝에서
너를 향해 서 있게 된다는 것을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멈추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한 걸음씩 밀어낸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서 있으나 자꾸만 너에게 가는 중이다
기다림이란
머무름이 아니라 사라진 것을 향해
조용히 이동하는 일인 것을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