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시미즘 [ pessimism ]
세상이나 인생에 실망하여 이를 싫어하는 생각
염세주의(厭世主義) 또는 비관주의로 번역된다. ‘최악(最惡)’을 뜻하는 라틴어 ‘pessimum’에서 유래한 말로, 옵티미즘(optimism:낙천주의)에 대응된다.
이 세상은 악(惡)이 지배하고 있고 사람이 사는 동안은 이를 없앨 수 없다는 생각이며, 흔히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는 사상으로까지 발전한다. BC 6세기 그리스의 시인 테오그니스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고, 빛나는 태양을 보지 않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태어난 바에는 서둘러 죽음의 신(神)의 문에 이르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다…”라고 노래하였다. 선과 악, 빛과 어둠이라는 두 개의 실재(實在)를 극단적으로 대립시키는 이원론적(二元論的) 신앙은 필연적으로 페시미즘에 귀착된다. 지상(地上)에서의 육체적 생존 자체가 악이고 더럽혀진 것이라면, 인간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구제받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육신을 지니고 이 세상에 남아 있는 한, 인간은 생식(生殖)과 죽음의 법칙에 얽매여 암흑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 세상에 구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죽음일 것이다. 죽음에 의해서만 목숨의 죄가 보상되고 일자(一者) 안에서, 광명에 싸인 통일 속에서 영혼이 소생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염세사상은 영육분리적(靈肉分離的)인 오르피즘(신화상의 시인 오르페우스가 창시했다고 전해지는 고대 그리스의 밀의종교로, 영혼이 육체에서 해방됨으로써 신과 합일할 수 있다고 함)의 영향을 받은 그리스인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근대에 와서 페시미즘의 철학을 역설한 사람은 A.쇼펜하우어로, 그의 말을 따르면 세계는 불합리하고 맹목적인 의지가 지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생은 괴로움이며 이 괴로움에서 해탈하려면 쾌락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무욕(無欲)의 상태 즉, 완전한 의지부정(意志否定)에 의해 현상세계(現象世界)가 무(無)로 돌아가는 열반(涅槃)의 경지에 달해야 한다고 한다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 염세 철학 입문' 이나 ' 토론의 법칙 '을 추천합니다.
[서평] 쇼펜하우어의 토론의 법칙 -----[속보, 경제, 증권, 주간지] 2003년 06월 23일 (월) 15:21
예쁘게 꾸며진 표지를 보고 “저자가 유명한 독일의 대철학자 쇼펜하우 어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꽤 있다. 맞다. 19세기 말 헤겔의 관념론에 맞서 싸우던 그 쇼펜하우어(1788∼1860)다. 이 글은 150년 전에 씌어진 고전(古典)이다.
당시 발표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제목도 없었다. ‘토론의 법칙’이라 는 제목은 1991년 이탈리아어로 처음 번역하면서 붙여졌다.
출간이 꽤 늦어졌다고 옛날 얘기를 써놓았겠거니 하는 선입관은 버리는 게 좋겠다. 철학자가 썼기에 고상하고 점잖은 얘기만 담았다는 생각도 틀렸다. 15만부라는 이탈리아에서의 판매부수가 말해주듯, 21세기에 적 용해도 전혀 손색 없는 현대적인 내용이다.
물론 글은 아주 ‘쇼펜하우어적(的)’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염세주 의라고나 할까. 토론에 있어 인간의 사악한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겼다. 어떻게 보면 다소 비열해 보일 수 있는 방법까지도 넣었다.
‘내용이 없는 말을 심오하고 학술적인 말로 둔갑시킨다’ ‘말싸움을 걸어 무리한 주장을 하도록 유도한다’ ‘단 하나의 반증 사례만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불합리한 주장을 증명하기 힘들면 아리송한 명 제를 던진다’는 등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주문이 상당수다.
다분히 감정적인데다, 마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논쟁에서 이기는 기술만을 강조한 듯 보인다.
하지만 좀더 깊게 들여다 보면 새로운 맛이 난다. 이 책은 논쟁과 토론 에서 쏟아져 나오는 간계를 속속 들여다보는 안목을 키워주려는 목적이 강하다. 쇼펜하우어는 부정직한 기만책들을 금방 알아차리고 이를 물리 치기를 원했다.
염세주의적 철학관 드러나
이 글이 씌어진 배경을 알면 더 재미있다. 쇼펜하우어가 철학박사학위 를 받고 베를린 대학에 재직하던 시절, 헤겔이 대표 교수로 이미 자리 잡았다. 젊은 강사로 패기넘쳤던 쇼펜하우어는 헤겔의 관념철학에 맞서 같은 시간에 의지철학 강좌를 열었다. 결과는 폐강할 만큼 처참한 패배 였다. 쇼펜하우어는 대학교수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 30년 동안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은둔생활하며 저술에만 몰두했다. 현실성 없는 책상철학자, 뛰어난 수사학으로 인류를 현혹하는 소피스트 라고 헤겔을 비난하는 일에만 온 신경을 썼다. 이 책은 수사학에 뛰어 난 헤겔을 대적하기 위해 나온 논쟁 방법론인 셈이다. 감정적인 문체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토막 상식 하나. 쇼펜하우어를 떠올릴 때 ‘생에 대한 의지’라는 단어 가 즉각 나와야 한다.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삶은 고통이라고 그는 일관되게 주장했다.
쇼펜하우어에 영향을 받은 철학자가 염세주의로 유명한 니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