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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가 최경리을 따라 별장에 다녀온후 준식이는 아껴 먹으려던 사탕을 빼앗긴 기분이되였다. 광대같은 녀편네를 속셈 없이 실실거리는 푼수떼기로 본게 큰 잘못이였다.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던가?! 최경리가 점찍은 여자를 마음속에 둔다는건 쥐며느리가 새우아재 사모하듯한 일이긴해도 준식이는 결코 단념할수 없었다.
잔치한지 6, 7년이 넘어도 안해한테서는 아이가 생기지않았다. 준식의 엄마는 해마다 4월 초8일날이면 느티나무에 고사를 지내며 손주하나 점지해 달라고 간절히 빌고 붉은끈도 명주천으로 매주건만 광대같은 며느리에게는 애가 들어서지안았다. 준식이에게 있어서 그것은 메데를 품을 수 있는 리유였다 써커스단의 광대같은 년이라해도 준식의 안해는 분명 여자였다 그것도 시앗 싸움에 돌부처 돌아 앉게 할 여자였다. 남편의 리유같지도 않은 리유에 그녀는 메데와 살고프면 최경리에게 하나뿐인 단벌목숨을 내놓고 자기한테는 전 재산을 내놓으라고 을러멨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준식이의 욕망은 최경리가 노래방에서 메데와 춤추다가 뇌출혈로 쓰러지여 병원에 실리여 가던날 부터 쭉 이어지기 시작했다. 최경리가 쓰러진후로 준식의 안해는 거의나 실신에 가까왔다. 모두들 그날 속이 여물지 못한 준식의 안해가 다 죽어가는 최경리를 보고 놀라서 기급을 하더니 미치나 보다 했지만 준식이만은 속셈이 빤했다. 메데에게 애만 들어서면 다신 메데를 찾지 않을거라는 남편의 맹세를 준식의 안해는 건너산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는 멍청이 개소리쯤으로 알고 지낸다.
최경리에게 당하고 련거퍼 준식이에게 당한 메데는 악밖에 남지 않았다.
“인생 종 쳤는데, 내가 이제 뭘 더 볼장 남았어…이리에게 뜯긴셈 승냥이 한테 물린셈치고 빚이나 갚고 볼판이지…”
그 어느날 촌장네 빚을 갚고 이 노래방을 나서는 날 메데는 불질러버릴거라고 이를 갈았다. 그럴때마다 인젠 집 떠난지 8년이 다되여도 소식이 없는 철구가 한없이 원망스러웠고 그때 밀항배를 타겠다는 철구를 말리지 못한 자기가 죽도록 미웠다. 늘 철구를 죽음에 내몬것 같은 죄책감에 아빠 없이 자라는 딸에게 미안했다.
“후 어느날에나 이 지옥에서 벗어날가?!”
사람 사는게 거기서 거기라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짓밟힌 밑바닥 인생을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의 허세일것이다. 노래방에서 8년세월이 흘렀다. 하루밤에 고손을 본다는 바퀴 벌레처럼 새끼를 치던 리자돈 10여만원을 다 갚았다. 세월은 어느새 메데를 마흔살 문턱을 바라보게 했다.
그동안 메데는 준식이 몰래 세 차례나 류산했다. 노래방을 떠나던 날 준식이는 한사코 그녀를 말렸다. 손아귀 드센 세 처남에게 틀어쥐여 둘이 좋아하면 감옥에 중혼죄로 처넣겠다는 소리에 찍소리 못하고 아버지 빚만 다 갚으면 그 자리로 보내겠다고 골백번 다짐했었다. 준식이는 떠나는 그녀를 자가용에 태워 기차역까지 바랜다고하고는 메데 몰래 예약해 놓은 호텔로 향했다.
호텔 방에 들어서는 순간 미처 손쓸새도 없이 우악진 손아귀에 틀어쥐여 준식이는 숨넘어가기 직전으로 몰려 정신이 아뜩했고 메데는 순식간에 머리가 억망으로 가위질 당했다. 눈깜짝할새에 일어난 일이라 미처 정신도 추수리지 못하는데 준식의 안해의 앙칼진 목소리가 고막을 쨌다.
“히,히, 네년을 그렇게 호사스레 보낼수야 없지. 미친것들 지랄하구 있었네…”
“오금에 바람만찬년, 내 동생 속을 그만큼 썩였으면 이런것쯤은 약과지…”
“팬티까지 벗겨 내 쫓아버려!”
메데가 입은 옷은 세 여자 손에서 갈기갈기 찢겨 젖가슴이 드러 났고 예리한 가위날에 상한 입에서는 피가 흘렀다. 이리저리 휘둘리우다가 침대 모서리에 짓박힌 이마에서는 피가 흐르며 당장 혹처럼 부어 올랐다 메데는 반항하지 않았다. 때리면 때리는대로, 찢으면 찢는대로, 깎으면 깎는대로 모든걸 체념한듯 몸을 내 맡겼다. 메데는 이를 악물고 아프다는 아우성 한번 치지않았다. 준식이는 남자들 손에 끌려나와 걸레짝처럼 승용차에 처박혔고 세 녀자는 짐실이에 실렸던 옷가지를 넣은 메데의 트렁크를 돌아오는 길에 쓰레기장에 던져 버렸다. 아침에 직원들의 월급줄 돈 가지러 은행에 간다더니 준식의 안해는 은행에 들려 두 언니와 조카들을 데리고 호텔에서 기다렸었다
메데는 겨우나 몸을 추스려 침실 전화로 복무원한테 부탁하여 녀자옷 한벌과 모자를 구해서 쓰고 호텔을 나섰다. 잔뜩 찌프린 회색빛 하늘에서는 마가을 찬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후, 개나 물어갈 팔자…”메데는 엄마와 딸이 있는 류수천으로 향했다.
“어, 엄마! 나, 나, 비 빚을 다 갚았어요. 오, 오늘 돌아 갈거야…어 엄마!”
설음과 한 맺힌 목소리에 메데엄마는 전화를 받다말고 속이 철렁 내려 앉았다.
“이 애가 웬일이지?”
“련화야, 무슨일 있는거니? 있는거지. 엄마와 순화 보더라두 악착같이 살아야한다 알겠니?”
“오, 오늘 돌아 갈거야…”
메데엄마는 한낮에 지나가는 기차소리에 맞춰 산등성이에 올랐다. 후, 저 기차는 얼마나 많은 사연을 싣고 날마다 저 산 굽이를 돌았을가?! . 목메인 기적소리를 남기며 기차는 아스란히 산굽이에서 사라진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기차소리는 오랜 여음으로 남았다. 메데엄마는 붉은끈을 느티나무에 매주며 중얼거렸다.
“련화야, 련화야! 돌아 오너라. 엄마가 기다린다…”
비에 젖은 느티나무는 찬 가을비를 그녀 얼굴에 휘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