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옥한 아침이다. 청이와 미경이 그리고 수연이 셋은 무슨 우스운 일이 그리도 많은지 깔깔대며 학교로 가고 있었다.
그들이 학교 대문앞에 이르렀을때였다.
“얘들아, 저기 새 있다”
청이가 이렇게 소리치자 미경이와 수연이가 청이가 가리키는 쪽에 눈길을 돌리다 아닌게 아니라 바로 대문앞에 웬 새가 앉아있었다. 여지껏 하늘에 날아다니는 새는 많이 보았어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였다. 그들 셋은 새 앞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새는 꿈쩍도 하지않고 그들셋을 쳐다볼뿐 날아갈념 하지않았다.
“청이야 이 새가 아마 상한것 같아.”
미경이가 이렇게 말하면서 발로 새 꽁지를 건드렸다. 그러자 새가 깡충깡충 걷는것이였다. 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날지않고 있을가?
“우리가 이 새를 날게 해야지. 그러잖으면 조금후 차에 치워 죽을수도 있잖아?”
청이는 벌써부터 근심이 앞섰다. 등교하는 시간이면 숱한 애들이 여기로 드나드는건 물로 자가용차도 많아서 자칫하면 이 새가 죽음을 면치못할것 같았다.
“그래 너 말이 맞아. 우리 어서 이 새가 여기서 떠나게 하자”
미경이도 덩달아 이렇게 말하면서 어서 하늘로 날라고 나무가지를 주어다가 몸뚱아리를 툭 쳤다. 그런데도 새는 요지부동이다.
“너 손으로 새를 쥐여서 하늘에 날려봐라 그러면 혹시 날겠는지”
수연이 말에 미경이가 몸을 흠칫 떨며 머리를 마구 저었다.
“싫어싫어. 난 새가 귀엽긴하지만 손으로 쥐기는 무서워.”
“넌 워낙 두 발 가진 동물은 다 무서워하는 애니까. 그런데 나도 무서워”
청이도 한마디 께끼였다.
바로 이때 한 아저씨가 지나가고 있었다. 청이가 제꺽 도움을 청했다.
“아저씨, 이 새가 이상하게 날지 않고 있어요. 우린 무서워서 손으로 쥘수 없는데 아저씨가 좀 방법을 대서 날게 해주세요. 그러잖으면 이 복잡한 길에서 밟히워 죽을수 있어요. ”
“오 너희들 마음 참 착하구나.”
그 아저씨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한마디 칭찬하시고는 허리를 구부리며 제꺽 손으로 그 새를 덥썩 쥐고 일어서려했다. 그런데 그 새는 발톱을 금이간 콘크리트에 꾹 박고 있었다. 아저씨가 힘을 써서야 그 새 발톱이 콘크리트 틈에서 나왔다.
아저씨가 새를 하늘에 날리자 새는 다시 원래의 자리에 내렸다. 그리고는 청이네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눈길속에는 무슨 사연을 알려주는것 같았다.
그 눈길속에서 청이가 그 무엇을 읽은듯이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이 새가 상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여기를 떠나기 싫어하는건 꼭 그럴만한 리유가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안 그래?”
“그래 맞아. 그럼 우리 어디한번 머리를 써 보자”
미경이도 찬성해나섰다.
그들 셋은 그 주위를 눈빗질했다. 아. 바로 서너메터되는 곳에 죽은 작은 새가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 작은 새는 이미 배가 터져서 밸이 나와 있었다.
“어마나 누가 이렇게…”
그들 셋은 놀라기도 했고 또 죽은 새가 불쌍하기도 했다. 어느새 그들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오 원래는 이런 일이였구나. 새는 사람처럼 말은 못해도 모성애만은 똑같은가봐”
말을 마친 아저씨가 나무가지로 그 죽은 새를 짚어서 길가의 나무밑에 파 묻어주었다.
그제야 그 새가 푸르릉 하늘가로 날아오르더니 조금후에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오늘 이 새가 우리에게 위대한 모성애를 다시한번 더 깨닫게 해주었지?”
청이의 말에 미경이는 머리를 살레살레 저으며 나지막한 소리로 이렇게 대꾸했다.
“모든 엄마가 다 모성애를 가지고 있는거 아니야”
미경이의 말을 들은 청이와 수연이는 미경이의 부정을 두고 리해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원래 미경이는 하늘도 있고 해도 있는 푸른하늘 집처럼 행복했었다. 자영업자인 엄마와 공무원직에 있는 아버지로해서 호의호식했었다. 그런데 미경이가 아홉살때 엄마가 한국에 가더니 마음이 변했다.
“당신은 거기서 미경이를 데리고 잘 살면서 더는 절 기다리지 말아요”
청천벼락이라더니 바로 이런걸 두고 한 말인것같았다. 엄마의 배신으로해서 처음에는 미경이도 아버지도 한동안 정신을 추지못하고 말았다.
미경이의 얼굴에는 늘 구름장이 떠 다녔는데 차차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많이 안정되였었다. 하지만 머리속에는 늘 이런 의문이 생겼다.
(엄마는 아버지가 뭐 나빠서 이렇게 변했을가? 아버지는 인물체격이 좋은데다 직업도 좋은데. 또 늘 엄마를 황후처럼 대해주시지 않았던가? 그런데 엄마는 왜서…)
어른들의 일에 대해서 알길이 없는 미경이는 오래간 밤을 패우며 생각해도 그 답안을 찾아낼수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아버지는 물론 자기까지 버린 참혹한 사실은 어디까지나 사실이였다.
“따르릉--------”
상학종이 울렸다.
그들 셋은 인차 교실로 향하여 달려갔다.
안개가 흩어지더니 해님이 얼굴을 쏙 내밀었다.
20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