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래도되는 사람이라면
당신 고단하고 허전할 때
그 마음 잠시라도 뉘었다 갈 수 있는
당신의 오두막이 될 수 있다면
사막 길 헤매이다가 만난 오아시스처럼
당신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적셔드릴 수 있다면
아무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위로를 느낄 수 있고
어느 날이고
불현듯 찾아 오셔서도
편히 계실 수 있으면 참 좋겠어요
혹 당신이
내게 특별히 마음 쓰지 않더라도
나 또한 전혀 서운한 마음 들지 않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가장 기쁜 일은 촉촉히 서로
젖어들 수 있는 마음끼리 만나는 일이지요
당신께요
기대일 어깨를 하나 빌려드리고 싶은데
물론 당신께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일일지 모르지만
얼마나 좋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내가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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