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기>
- 시 : 돌샘/이길옥 -
맨정신으로 똑바로 보는 것이
요즘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말똥말똥한 눈 치켜뜨고 정면 돌파하는 것이
최근 들어 죄스럽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하여
빈혈에 끌려든 어지럼증에 빠져 정신 놓는 것이
신경에서 전원을 뽑고
퉁퉁 부은 관심까지 접고
‘에라, 호기심까지 자르는 것이 옳다.’ 무릎치고
세상 거꾸로 보니
우와! 환상이다.
왜 진즉 기막힌 세상을 놓치고 살았을까.
조심스럽게 발길 들이는데
뒤집혀 우글거리던 비정상의 핏발선 눈이 다가와
삐뚤어지지 않는 놈은 올 곳이 못 된다며 밀어낸다.
좀 더 일찍 삐딱하게 자라지 못한 후회가 거꾸로 서서
궤도를 벗어난 재미를 귀띔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