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회초리★
살다 보면
간절히 지혜를 얻고 싶을 때가 있고
미진한 세상에서
부족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
매를 맞는 일과 같다고
생각되는 때가 있습니다.
머리 속이 시리도록
그리고 무섭도록 크게 호령하며
어깨를 내리치는 죽비 같은 매가 아니라
권투의 잽처럼 잔매에 의해
몸 전체가 어설픈 멍들로 얼룩질 때가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그런 느낌이라면
차라리 굵은 매를 맞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배운 것이 없어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어머니가
늘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무학의 어머니 눈은
언제나 맑은 혜안입니다.
당신 앞에 있는 나를 분석하지 않고도
능히 꿰뚫어 보는 지혜입니다.
이렇게 나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은 회초리가 됩니다.
꾸중하는 목소리가 따로 들리지 않아도
이미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륜이라는 회초리 앞에서
어머니는 늦게까지
손에서 회초리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당신께서 살아오신 질곡의 삶에서
자식들은 멀리 떨어져 살기를
바라셨기 때문이겠지요.
해결해야하고
선택해야하는 일들이 널려있는 오늘은
그런 어머니가 더욱 그립습니다.
|
|
|
|
|
|
|